아시아 정상을 가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결과는 팽팽했지만 꿈의 무게는 달랐다. 2년 된 광저우보다 11년 묵힌 서울의 꿈의 무게가 더 컸다.
FC서울은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홈 경기에서 두 골씩을 주고받은 끝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1분 만에 에스쿠데로가 선제골을 터뜨린 서울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전반 30분 에켈손에게, 후반 13분 가오린에게 잇달아 골을 허용해 끌려다녔다.
하지만 패색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던 후반 38분 데얀이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랜 기간 아시아 정상이라는 염원을 품었던 '서울 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앞세워 스타 군단 광저우를 상대로 자존심을 지켰다.
광저우는 2011년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지난해 처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고개를 내밀었다. 첫 무대에서 8강까지 오르며 매운맛을 보여줬다. 지난해 조별리그에서는 전북현대를 5-1로 격파해 한국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아시아의 맨시티'라고 불리는 광저우는 올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을 앞세워 결승까지 올랐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남미 트리오' 엘케손, 무리퀴, 다리오 콘카로 이어지는 스타군단을 영입,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결승에 오르기까지 12경기에서 33득점 9실점했다.
서울은 2002년 전신 안양LG 치타스가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아시안클럽 챔피언십 준우승 뒤 11년을 기다렸다.
그 동안 올해를 포함해 세 차례 본선에 올랐지만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와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08년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처음 본선에 진출한 2009년에는 8강에서 움살랄(카타르)에 덜미를 잡혔고, 두 번째로 올랐던 2011년에는 역시 8강에서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에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이번 2013시즌 조별리그에서 장쑤 순톈에 2전 전승, 16강 베이징 궈안에 1승1무를 거두는 등 대회 기간 중국 클럽을 제물삼아 결승까지 올랐다.
처음 결승에 오른 두 팀의 기싸움은 경기 시작부터 치열했다. 광저우 마르첼로 리피(65·이탈리아) 감독은 원정팀 배려가 없다며 서울을 자극했고 최용수(40) 감독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의 열세가 점쳐졌다. 광저우의 엘케손, 무리퀴(브라질), 다리오 콘카(아르헨티나) 외국인 선수 3인방의 몸값은 우리 돈으로 225억원에 달했다.
최용수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광저우의 상황을 빗대 '돈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서울은 '열정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듣던 대로 광저우의 '남미 삼총사'는 역시 강했다. 서울이 전반 11분 에스쿠데로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기죽지 않고 전반 30분 엘케손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무리퀴는 빠른 돌파로, 콘카는 화려한 드리블로 서울을 괴롭혔다.
하지만 서울 역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서울의 외국인 선수들이 광저우 스타군단 못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2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광저우를 상대로 2골을 뽑아내는 소득을 거뒀다.
선제골의 주인공 에스쿠데로는 후반 38분 데얀의 천금같은 동점골을 도우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데얀 역시 에스쿠데로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동점골까지 터뜨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자신감을 찾게 된 좋은 경기였고 그렇기 때문에 2차전이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만만했던 리피 감독은 "서울의 공격이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최종 결과는 2주 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2년을 기다린 광저우와 11년을 준비해 온 서울, 어느 팀의 꿈의 무게가 더 큰지는 다음달 9일 광저우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