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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비율 40% ‘마지노선’ 깨졌다…추경 88%가 ‘나랏빚’
추경 편성 11조7000억원 중 10조3000억원 국채 발행
나랏빚 815조5000억 ‘눈덩이’…국가채무비율 41.2%로
관리재정수지 80조 돌파…GDP 대비 적자비율 3% 넘어
홍남기 “재정 역할 고민…적자국채 발행 불가피 판단”
작성 : 2020년 03월 04일(수) 16:40 가+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가뜩이나 팍팍한 나라 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혔던 40%를 넘어서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 투입되는 11조7000억원 중 10조3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전체 추경의 88%를 나랏빚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나머지 1조4000억원은 한국은행 잉여금(7000억원)과 기금 여유자금(7000억 원)을 활용한다.
한은 잉여금을 세외수입으로 끌어왔지만, 총수입은 본예산(481조8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감소한 479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부족분을 예측해 ‘세입 경정’으로 3조2000억원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반면 세출 추경 규모가 늘어나면서 총지출은 본예산보다 8조5000억원 증가한 520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총지출 증가율은 전년 본예산 대비 9.1→10.9%로 증가한다.
문제는 수입은 줄었는데 정부가 씀씀이를 키우는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나랏빚이다. 이번 추경으로 국가 채무 규모는 당초 예상인 805조2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 늘어난 815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9.8%에서 41.2%로 1.4%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심리적 ‘잣대’로 삼았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의 벽이 무너지는 것이다.
나라 재정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도 악화됐다. 애초 본예산 때 예측한 적자 규모인 71조5000억원보다 10조5000억원 증가한 82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 4대 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수치로, 정부의 순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추경 편성 이전(3.5%)보다 0.6%p 상승한 4.1%까지 오르게 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4.7%) 이후 최대치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 이하로 내려간 건 1998년과 1999년(3.5%),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6%) 총 세 차례뿐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3.0% 이내는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이다.
정부는 재정 건전성이 다소 악화하더라도 추경을 통해 코로나19를 빨리 종식하고 침체된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추경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10조원이 넘는 국채를 발행하면서 재정의 역할과 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방역 문제, 피해극복 지원, 경기를 떠받쳐야 하는 문제 등을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적자국채 발행은 불가피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건전성 문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건전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 편성으로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4%를 넘기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재정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규모”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랏빚을) 국민 세금으로 걷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추경으로 국채를 10조원 더 발행할 경우 시장에 채권이 쏟아지면서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지 의문이다. 금융시장 교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당장의 재정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더라도 추경 편성을 해서 국가 경제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이 무리하게 집행되면 금리 상승하고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으나 10조원 정도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고 해서 우리나라 금리나 물가가 급등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당장 적자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 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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