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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뿌린자의 마음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18년 08월 29일(수) 16:13 가+가-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가담한 한국인 우범선과 일본인 고하루 사이에 일본에서 출생했고 5살 때 아버지는 결국 피살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였고 처가의 반대로 아내는 부모와 의절. 지인에게 입양돼 ‘스나가 나가하루’라는 일본이름을 얻은 후에야 결혼했습니다. 자녀의 성은 ‘스나가’를 쓰게 했지만 자신은 ‘우’씨 성을 고집했고 1950년 3월에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한국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6·25전쟁동안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군복무를 했습니다.
일본 동경제국대학에서 농학박사학위를 받아서 성공적인 육종학자로 살아갈 수 있었음에도 한국농업연구소의 운영을 부탁받은 우장춘은 선뜻 귀국을 택하여 우리나라의 농업을 재건하고 현대화하는데 지대한 업적을 남긴 분입니다.
가족을 위해 쓰라고 받은 ‘이적료’를 한국에 들여올 배추, 무우, 유채, 고추, 오이, 양배추, 양파, 토마토, 수박, 참외 등 수많은 채소의 종자구입에 몽땅 사용하였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우장춘 박사의 업적 중엔 바이러스에 강한 강원도감자와 배추의 개발, 제주도 여건에 맞는 감귤재배와 유채재배, 그리고 길가에 코스모스를 심을 것을 추천 등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했습니다. 십이지장궤양으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 정부는 황급히 ‘대한민국 문화포장’을 병원에서 수여했는데 “고맙다. 조국은 나를 인정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씨는 생명력이 있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좋은 땅에서 열매를 맺기 때문에 농부는 돌이 있고 잡초가 우거진 땅을 옥토 밭으로 만들어서 씨를 믿는 믿음으로 뿌립니다.
전북 고창 포도나무 농가에서 한그루에 4000송이가 열린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지만 경작자나 땅이 하나가 되어서 열매를 맺게 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씨를 심었는데 땅이 열매를 내는 것입니다. 경작자와 밭은 마음이 같아야 합니다. 경작자도 씨를 믿지만 받아들이는 땅도 씨를 믿어야 합니다.
자기 생각만을 믿는 사람은 마음이 고립되어 자기 테두리 안에 갇혀 버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내가 틀린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수 있고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다가 보면 마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거짓된 자기생각을 쫓아가다가 고통과 괴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패를 하면서 마음이 낮아지고 마음이 비어져 갑니다. 우리 인생은 출생 자체가 망한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망한 자신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믿음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불신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불신하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믿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듣기는 들어도 건성으로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듣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이 힘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비울 수 있다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마음으로 듣고 화답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오해하고 불신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무시하고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합니다. 막연한 것을 믿고 사는 삶은 두려움과 근심과 염려가 떠나지 않습니다.
도박을 하는 사람 게임중독에 빠지는 사람은 거짓 것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니다. 거짓된 것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삶이 나태하고 불신과 원망과 불평 속에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갑니다.
마음에 확실한 것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기쁨과 소망이 있고 어려움이나 고통을 이겨냅니다.
씨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땅에 심겨졌을 때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우장춘 박사는 자신을 바쳐서 조국의 가난한 백성이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품종을 개량하고 채소와 과일을 풍족하게 먹게 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성공을 해서 세계적인 선진국이 되었지만 마음의 세계는 황폐하고 메마른 사막처럼 마음이 흐르지 않은 시대에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마음의 세계를 중요하게 여겼으면 합니다. 자신만을 믿고 오만하게 남을 무시하고 자기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삶을 부끄럽게 여기고 서로를 존경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실패하고 망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존경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과 마음이 하나로 흐를 때 불행이 끝나고 행복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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