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평등을 용납하지 않으며 아첨을 위해 우정을 버린다. 그래선지 케네디는 정치적 행동은 시민의 가장 높은 책임이다고 말했다. 헌데 더불어민주당 내 문재인 대통령 직계의원 20여명이 ‘부엉이 모임’이란 단체를 만들었다가 비판이 커지자 해산을 결정했다. 당연한 결론이다. 애초 이런 모임을 만든 의원들의 무신경이 놀랍다.
우선 ‘부엉이 모임’이란 이름부터 짚어보자. 부엉이는 여기서 중의적 표현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영물로서의 부엉이가 일차적 의미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미네르바(지혜의 여신) 곁을 지키는 동물이 바로 부엉이다. 동시에 밤에 잠을 자지 않는 부엉이처럼’(Moon)님 (문대통령)’을 수호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회원들은 말했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사설 친위부대라는 실토였다. 밤중에 대통령 측근 의원 수십명이 모여 저녁을 먹는다고 도대체 대통령의 무엇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인가. 전임 정부에서 대통령 측근들이 호가호위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벌써 잊어버렸나. 다수의 의원을 소외시키고 친문 의원 몇몇이 대통령을 독점하는 것은 대통령을 계파의 수장으로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각에선 부엉이란 이름에서 불행한 과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부엉이 모임의 모태는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서거 한 이후 지금 이름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곳이 어디인가.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임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왜 궂이 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불행한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회원들은 ‘부엉이 모임’이 계파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친목모임에 불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런데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언급은 ‘진박’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앞다퉈 자신이 진박이라고 하는 꼴불견 행태가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진박, 친박, 비박, 멀박, 신박, 범박 등 ‘친박 용어사전’이 등장하면서 편가르기가 맹위를 떨쳤다. 사이비 진박이 난무하다보니 최경환 의원이 ‘진박 감별사’로 등장했다.
최 의원이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면 진박이고, 아니면 비박 낙인이 찍히다 보니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결국 ‘진박’ 소동은 당과 박 전 대통령의 몰락을 자초하고 말았다.
계파 갈등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헌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난데없이 앞에서 기술한 ‘부엉이 모임’ 논란이 지금도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 패배한 이후 당내 친노-친문 의원들이 중심이 돼 친목 모임을 만들었고, 정권을 잡은 이후 더욱 활성화됐다고 한다.
40여 명의 의원이 회원이라고 하니 단일 계파로 친다면 최대다. ‘밤에도 두 눈 부릅뜨고 문 대통령을 지키는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부엉이 모임’이라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곳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인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8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주자가 난립하면서 이 모임의 존재가 더 부각되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전해철, 박범계 의원 등이 모두 이 모임 소속이다보니 계파로 보는 시각이 많아 일단 해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권 경쟁을 앞두고 ‘뼈문(뼈속까지 친문재인)’ 얘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진박의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데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여론조사 비중을 25%에서 15%로 낮추고 대신 권리당원을 10%포인트 늘리면서 민심보다 당심의 비중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 일반의 여론보다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다 보니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김부겸 행정안정부장관조차 문 대통령의 뜻이 있어야 나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당에서 친한 사람끼리 모임을 만드는 것이야 문제삼을 수 없지만, 권력이 되면 계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