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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지금 취해 있는가?
고운석 시인·주필
작성 : 2018년 07월 16일(월) 16:04 가+가-
“문재인 대통령은 융통성이 없어보일 정도로 자신의 말을 지키려 한다. 정권 재창출 의지도 강하다” 야당 원로의 관찰이다. 개헌 발의 때 보여줬듯이 성사 가능성을 떠나 약속을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
이런 우직함은 특유의 감성적 행보와 더불어 지지율 고공행진의 한 요인일 것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욕이 지나쳐, 전면 수정이 필요한 경제공약에까지 집착을 보인다는 점이다. 거의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소득주도 성장을 ‘말 앞에 마차를 둔 격’(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이라고 비판해도 유턴은 없다는 식이다.
게다가 ‘6·13선거’ 압승으로 공약 재검토 대신 실행의지만 더 강해졌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재벌 개혁, 탈원전 등을 쏟아내고, 불발에 그친 개헌을 대체할 ‘입법전’까지 준비 중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따른 실정에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분이 좋아 만사 지지다. 6·13선거가 이를 증명한다. 허나 필자는 한 농장 주인이 생각난다. 농장주가 닭, 오리가 알도 잘 낳고 해 기분이 좋아 소주 한병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서 한병을 더 마셨더니 더 좋아서 한병 더 마시고 취해 잠을 자다가 깨어보니 닭과 오리가 먹이를 찾아 탈출해 버려 망하고 말았다. 한데 뒷따라 남북회담이 열리고 북미간 비혁화 회담이 열리면서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에 국민이 취해있다. 농장주인 꼴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역사를 보면 국가간 함정과 속임수도 많았다. 이렇다보니 머릿속 점 있는 것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 든 것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당장 급한 경제를 보자.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올해 하반기에 세계 경기가 하향 흐름으로 돌아서는데, 국내 경기가 더 먼저 꺾이고 더 빨리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회원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상반기89 , 이하일 경우 경기 위축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반도체 경기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시작되는 하반기부터 본격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경제연구원 세미나에서 나왔다. 정부·야당도 이런 걱정을 좀 아는지 지난 6월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앞으로 선거가 없는 1년10개월 동안 경제에 집중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를위한 해법이 규제혁신이 아니라 ‘상상 이상의 깜짝 놀랄 만한 확장적 재정대책’이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지출을 깜짝 놀랄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고, 김동연 부총리는 “충분히 검토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이미 내년 5.7%로 예정된 중기재정운용 계획상 재정지출 증가율을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이런 주문이 나온 것은 재정을 통한 저소득층 소득 보전과 일자리 창출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부재정은 최근 수년간 경제성장률을 2~3배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매년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해왔다. 앞으로 몇년은 가능하겠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 재정은 바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재정에 더 많이 의존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재원조달 방안이나 성장전략 없이 ‘기-승-전-돈풀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당시 회의에서도 시장을 활성화하는 규제 혁신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1년 넘게 말만 나온 ‘규제 샌드박스’ 관련 법안을 조기에 입법화하겠다는 방침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4차 산업혁명 구호만 요란할 뿐, 관련사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풀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경제보고서’도 적지않은 충고를 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생산성 향상이 없으면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를 올리고 한국의 국제경쟁력에도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공공부문에 대한 고용 및 사회지출 확대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비용감당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은 “정부가 시장보다 효율적이지 않고,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정부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해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얘기를 언제쯤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데도 많은 국민이 박수를 치고 있으니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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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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