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를 초토화시킬 기세로 번지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계절은 분명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건만 훈훈하지가 않다.
그만큼 사회가 경색되었다는 반증이다. 물론 아픔을 통해서 개인도 사회도 성장하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그림자가 생기고 예상치 못한 상처가 남게 되는 역기능도 간과할 일은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 모두가 완전하거나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수하고 후회하는 것을 반복하며 성숙해가고 발전해 가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사회운동가 타라나버크가 제안하면서 시작된 ‘미투운동(Me Too Movement)’이 2017년 10월 폭로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사건을 계기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점점 퍼지고 우리나라에서는 새해 들어 검찰청 현직 여검사가 직장 상사에게 당한 성폭력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리는 것을 신호탄으로 날만 새면 충격적인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온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에 대한 상습적인 성추행과 성폭력 피해 고발사건은 정치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와 교육계를 비롯해 종교계까지 휩쓸어 어디까지가 끝인지를 가늠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다.
충북대학교 교수이자 배우였던 조민기 씨의 자살과, 고은 시인의 추락은 하루아침에 그동안 쌓아 온 명예와 업적은 물론 흔적까지도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해자로 오르내리는 일부는 사실과 다르며 마녀사냥에 걸려들었다고 억울해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법적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맞대응하는 사람도 있어 이에 대한 시비는 결국 수사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지만 우리사회의 근간인 도덕과 윤리의 둑이 갑작스런 홍수로 인해 터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과연 누구 한 사람 이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죠지 버나드 쇼’는 살아생전에 수많은 어록을 남긴바 있다.
그 가운데 정치인과 경제인들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보낸 일이 당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일이 유명하다.
그가 보낸 편지 내용은 아주 간단하게 ‘모든 것이 들통 났으니 빨리 도망쳐라!’ 는 것이었다.
보내는 사람의 주소도 이름도 없이 배달된 이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수많은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어느 날 동시에 행방을 감추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만 것이다.
자신의 잘못이 발각 돼 처벌을 받게 될 긴급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판단하여 우선 몸부터 피하자는 생각에 누가 보낸 편지인지조차 확인도 못하고 ‘도둑이 제발 저린다.’ 는 격으로 잠적해버린 것이다.
‘미투 운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나 가해자나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과 정신적인 상처의 치유가 앞으로 더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프리 허그(Free Hug)’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는 서로 안고 격려하는 것을 뜻하는 ‘안아주기 운동’(Free Hug Campaign)이라 할 수 있는데 주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운동경기 등에서 승리를 했을 때 팀원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위로해줄 때도 사용한다.
안아주기 운동은 지난 2001년 제이슨 헌터라는 사람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누구나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라는 유언을 남긴 것 대문에 시작된 운동이다.
포옹을 통해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이라고 하는데 이 운동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호주의 후안 만(Juan Mann) 이라는 펜네임을 가진 사람 때문이라고 한다.
정죄하고 손가락질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일보다도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위로하고 격려하고 상처를 싸매주는 안아주기 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펼쳐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