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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국정농단 재판 100회… 증오·눈물·웃음 교차했다
27일로 100차 공판… 첫 재판 5월23일
변호인단과 검찰측 사활 건 법정 공방
눈물의 증언과 피해자들 성토 쏟아져
朴, 법정에서 졸거나 웃는 모습도 포착
재판 보이콧에 역대 최다 국선변호인단
작성 : 2017년 12월 27일(수) 17:24 가+가-
박근혜(65) 전 대통령 국정농단 공판이 27일로 100회를 맞게 됐다.
재판은 지난 5월에 시작돼 약 6개월 간 숨가쁘게 진행돼 왔다. 일반 형사사건 같았으면 180일 동안 100번의 재판이 열리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 재판에 이 같은 횟수의 기일이 열리는 것 자체가 예전이나 앞으로도 보기 힘든 사례로 꼽힌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위임한 권력을 철저히 악용했음을 피력하는 검찰과 ‘기획 국정농단’을 주장하는 박 전 대통령 측은 그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그 사이 검찰은 최순실(61)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첫 재판 5월23일…최씨와 법정 조우
1차 공판은 지난 5월23일 오전 10시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18개 혐의로 3월31일 구속된 지 53일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남색 계열 정장 차림이었다. ‘트레이드 마크’ 올림머리도 여전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 국정농단 ‘정점’으로 도마에 오른 40년 지기 최씨와 처음 법정에서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재판부를 똑바로 응시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변호인 입장과 같다”고 밝혔다. 법정 첫 일성(一聲)이었다. 최씨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죄가 있다면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나오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성토의 장
삼성 측이 입을 다물긴 했지만 법정에선 증거와 증언이 쏟아졌다.
특히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은 6월22일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금액(111억원)을 확인해가며 향후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납득하기 힘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했던 이들이 참았던 성토를 쏟아내는 장(場)이기도 했다.
6월13일 재판에 증인 출석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이 ‘사무실 바둑판’ 감찰을 당했다는 증언을 하면서 “오죽 잡을 게 없었으면 바둑판을 잡겠는가. 밤중에 공무원들 책상 뒤지는 건 유신 시대 때나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법도 유치하고 치사하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와 유 전 장관의 설전을 보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중 졸고 있는 모습도 몇 차례 목격됐다.
‘문고리 3인방’ 중 1명인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9월18일 증인으로 나와 눈물을 흘리며 “박 전 대통령은 가족도 없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두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피고인 박근혜’ 재판 보이콧
굳게 닫혔던 박 전 대통령의 입은 재판부가 구속기간 연장을 결정하자 열렸다. 발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10월16일 재판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대놓고 ‘정치 보복’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선언했다. 약 5분 간 이어진, 마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듯한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 선언과 함께 변호인단도 전원 사임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국선변호인(5명) 체제로 진행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날 이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지난달 27일 재개 첫 재판이 연기된 것을 제외하면 피고인 없는 궐석재판만 현재까지 7번째이다.
◇진짜 변수는 바깥에
100번의 재판이 열리는 동안 국정농단과 얽혀있는 다른 재판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재판부이기도 한 형사합의22부는 지난달 15일 최씨에게 청와대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면서그의 범죄행위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를 통해 이뤄졌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재영)도 그 전날인 14일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을 인정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재판에 문 전 장관, 정 전 비서관 판결문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앞서 8월29일에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1심 판결문이 증거로 채택됐다. 재판부가 이 부회장 등이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도움을 기대하며 승마 지원 등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했고, 그 바탕에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과 대통령 직무 관련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내용이다.
/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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