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만에 문민정부 시대 개막… 내각 인선 등 파열음도
마침내 52년 만에 미얀마 문민정부 시대가 열렸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꽃’인 아웅산 수지 여사의 최측근인 띤 쪼 대통령 당선자가 30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제 9대 미얀마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군부가 배출한 마지막 대통령인 테인 세인이 권좌에서 물러남으로써 오랜 군부통치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띤 쪼 대통령(70)은 2명의 부통령, 수지 여사를 비롯한 18명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각료들과 함께 취임선서를 했다. NLD의 실권자인 수지 여사는 외무부와 대통령실, 전력에너지부, 교육부 등 4개 부처의 장관을 겸직하게 된다.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띤 쪼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오전 두 명의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취임 선서를 했다. 띤 쪼 대통령은 “나, 띤쪼는 미얀마공화국과 시민들에 대해 충성할 것은 엄숙하게 약속하고 선언한다”며 “헌법과 법을 지키고 미얀마 공화국에 헌신하겠다”고 선서했다. 부통령 2명도 같은 내용을 선서했다.
대통령과 부통령 선서식이 끝난 후 약 20분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다음 외교, 교육, 에너지 장관을 맡게 된 아웅산 수지여사를 비롯해 각료들도 의회에서 같은 선서를 했다.
이후 띤 쪼 대통령은 의회에서 취임연설을 한 후 대통령 궁에서 테인 세인 전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는 행사를 갖게 된다고 미얀마 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NLD 정권은 첫 걸음을 떼기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18개 부처의 장관과 14곳 주지사를 둘러싸고 부적격자 논란과 소수민족 반발 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불만은 라카인과 샨, 카친 등 소수인종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주지사들이 모두 NLD소속 의원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띤 쪼 당선인은 의회에서 주지사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발표를 마친 순간 라카인 주(미얀마의 서해안에 위치한 주) ‘아라칸민족당(ANP)’ 소속 의원들이 우르르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NLD 소속인 우 니 푸를 라카인 주의 주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한 항의시위를 한 것이다.
ANP는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 라카인 주 47석 중 23석을 얻는 기염을 토했다. 라카인 주를 구성하는 최대 인종인데다 의석수로도 최대를 차지한 만큼 주지사는 마땅히 ANP 몫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군부가 제정한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주 의회 의석의 구성과 관계없이 주지사를 지명할 수 있다. ANP 소속 의원인 우 아웅 쩌 휘는 “띤 쪼 당선인의 주지사 인선을 납득할 수 없다”며 “NLD는 입만 열면 인종 간 동등과 연방주의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수지 여사는 라카이니 주정부를 자체적으로 구성하기를 원하는 ANP의 요청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국가 화해 운운하는 NLD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우 떤 아웅 쩌 의원은 또 “우리는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꼭두각시 주지사를 원하지 않는다. 우 니 푸는 라카인 족이지만 본토 출신”이라고 말했다.
우 아웅 윈 의원은 “미얀마 헌법이 소수민족 지역을 짓누르고 있다. NLD는 잘못된 헌법 조항을 들먹이기 보다 우리를 존중하는 협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지사 임명에 앞서 발표된 각료를 놓고도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일부 장관 지명자들이 학력위조 문제가 제기됐다. NLD 내부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그것도 밀실에서 장관 후보로 결정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