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2년 만에 최저치 수준인 20달러대 까지 떨어지면서 원유 수출에 의존해 나라 살림을 꾸리고 있는 산유국들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몰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세계금융기구들이 산유국 발(發)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IMF와 WB 실무진들이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를 방문해 40억 달러(4조8000억원)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EBRD와 ADB 관계자들도 수일 안에 아제르바이잔을 찾을 예정이다.
만일 IMF와 WB가 아제르바이잔에 자금지원을 하게 되면 이는 산유국을 대상으로 한 첫 구제 금융으로 기록되게 된다. IMF와 WB는 브라질과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 다른 산유국들의 금융 상황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기름 값이 전 산유국들의 국고를 텅텅 비게 만들고 있다.
FT는 엘만 루스타모프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장의 말을 인용해 1700억 달러(약 204조원)에 달했던 아제르바이잔의 외환보유고가 지난 1년 사이 “사실상 제로(practically zero)”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9.2%의 재정적자를 냈던 아제르바이잔이 올해는 5.5% 정도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제르바이잔의 전체 수출액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5%에 달한다. 나라 살림의 밑천인 원유와 천연가스 값이 폭락하면서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삶이 곤궁해진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항의를 하면서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 정부를 흔들고 있다.
지난 주 아제르바이잔은 자본통제를 시작했다. 외국으로 송금하는 외화에 20%의 세금을 물리기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통화인 마나트의 달러 연동제를 폐지했다. 그 후 마나트의 가치는 35%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