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으로 2달 만에 최소 2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국제앰네스티가 보고서가 23일(현지시각) 나왔다. 앰네스티는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이 전쟁 범죄 수준에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앰네스티가 발간한 28쪽 짜리 보고서에는 지난 9월30일부터 11월29일까지 러시아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홈스·하마·이들리브·라타키아·알레포 지역의 폭격 25건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공습으로 시리아 민간인을 “직접 공격(directly attacked)”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가 민간인 거주 지역임을 알면서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을 민간인이 모여 있는 지역에 떨어뜨린 횟수는 20건에 달했다.
보고서가 지적한 최악의 공습은 이들리브 아리하 지역의 재래시장을 공격해 49명이 숨진 건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과 러시아 군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 공습은 러시아가 저지른 것이 맞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필립 루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러시아는 거주 지역에 공습하는 등 민간인과 사유재산을 직접 겨냥했고, 심지어 의료 시설을 타격해 민간인들이 죽고 다쳤다”며 “군 시설과 민간인 시설을 구분 없이 공격해 민간인들에게 훨씬 더 많은 해를 입혔다. 이 같은 공격은 전쟁 범죄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 정부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가한 증거를 감추고 국제 사회에 거짓말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이슬람 국가(IS)’ 조직원 등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공격했을 뿐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사유재산에도 해를 입히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가 집속탄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드미트리 페스코브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는 국제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서방국들은 IS의 세력이 약한 시리아 중·북부에 러시아 공습이 집중됐다고 비난해왔다. 보고서도 러시아가 반군 1명을 사살할 때마다 평균 16명의 민간인이 함께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는 11월까지의 공습만 분석했으나, 러시아가 민간인을 겨냥한 공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러시아 정부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중단하고 (목적에) 맞는 공격을 하라”며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앰네스티는 이번 분석 결과를 러시아 정부에 전달했으나 실질적인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