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갤러리에서는 2월 설마중 기획전시로 2월 4일부터 2월 26일까지 23일 간 민은주 작가의 한지조형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지공예와는 차별화된 작업을 선보이는 민은주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대학 때 조각을 전공한 민은주는 20여 년이 넘은 현재까지 독학으로 한지를 만져왔다.
단순히 종이를 덧입히는 것이 아닌 여러 번 중첩한 한지를 건조해 문양을 새기는 과정을 거치는데, 문양이 새겨진 한지는 선조들의 미감이 살아 숨쉬는 문갑, 반닫이, 궤, 사방탁자, 서안 등의 나무백골(白骨)에 입혀지고, 남아있는 골격은 한지로 마감하거나 혹은 그 위에 옻칠을 가하게 된다.
한지 위의 옻칠은 종이의 수명을 열 배 연장시킨다 하여 예로부터 ‘만년지(萬年紙)’로 일컬어졌다.
지속성이 배가된 한지, 그리고 가구 명인에 의해 탄생한 백골은 백동 장석과 금박, 색색의 자개 등으로 장식되며 수려한 구조물로 완성된다.
민은주의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한지의 멋과 더불어 한층 격조 있는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작가의 결과물은 화려하지만, 속되지 않은 완연한 맛을 자아낸다.
그러나 작가의 문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연꽃이다.
불교에서 연기(緣起)를 강조하는 것처럼 작가는 억겁의 시간 속 수많은 인연들을 수 천송이 연꽃으로, 그리고 흩날리는 꽃잎으로 은유한다. 얼기설기 무수한 인연으로 얽힌 삶과 겹겹이 쌓인 종이의 살결이 유사하듯, 민은주 작가는 오랜 시간 한지와 나누어온 인생 이야기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민은주는 “한지는 내게 봄날의 꽃이었고, 한여름 느닷없이 쏟아져 내리는 한 움큼의 소나기였으며, 가을의 빨간 단풍이었고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폭설이기도 했다”고 회고하며 한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작가의 본 작품전이 많은 분들의 소중한 인연으로 빛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더불어 뜻 깊은 설마중 자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한편 이번 전시의 관람객 참여프로그램으로 주말 관람객 선착순 10명에 한해 ‘한지 손거울 만들기’를 진행한다.
/김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