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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7+2 동행’ 첫 전시개막
한 평 갤러리, 내달 14일까지 예술인창작스튜디어 ‘다다’ 입주작가 초대전
작성 : 2015년 01월 28일(수) 17:00 가+가-
대인시장 내 ‘한 평 갤러리’에서 2015년 첫 전시행사가 열린다.
주제는 ‘7+2 동행’이다. 예술인창작스튜디오 다다(이하 다다)에 입주한 여성작가 7명과 스스럼없이 길벗을 자처한 2명의 남성작가들이 동행의 주인공이다. 전현숙·문유미·서영실·정유승 작가는 다다의 기존 입주민이고 여기에 김엽·조은솔·정호정 작가가 새로 둥지를 틀었다. 공교롭게도 여성작가 일색이었다.
자칫 ‘여인천하’가 될 뻔했던 첫 전시는 장윤환·최은태 작가의 합류로 가까스로 정염의 불씨를 살려놓을 수 있었다. 얼마나 농염해 질 수 있을지는 관객들의 참여여부에 달렸다.
전시는 다음달 14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다다 입주 작가 초대전 성격이 강하다.
다다는 지난해 1기 입주 작가를 선발·운영한 데 이어 올해 2기 입주 작가를 선정했다. 중년을 넘긴 아줌마부터 갓 대학을 졸업한 풋내기 사회초년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특히 맏언니인 전현숙 작가와 막내 정호정 작가는 28년의 터울이 져 모녀지간이나 진배없어 보인다. 서로 살아온 세월의 무게도 삶의 이력으로 수놓은 인생의 깊이도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버티며 살아냈고, 누군가는 상대적인 풍요를 향유했고, 또 누군가는 지금 막연한 심정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을 터다.
여기서 전시주제 ‘동행’이 갖는 의미는 절절하다 못해 절박하다.
하지만 동행의 작가들은 비장미를 앞세워 주제의식에 편승하거나 함몰되지 않는다. 때론 진중한 태도로, 때론 익살과 해학을 기지삼고, 때론 왕성한 실험정신으로 그 절박함을 낱낱이 해부한다.
전현숙 작가에게 예술은 등딱지 같은 숙명이다. 내려놓고 싶다고 해서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평생을 동행하며 살아내기와 버텨내기, 변신하기를 무한 반복하며 삶을 추동해가는 원동력이다.
그 재료들은 욕망과 갈등, 사랑과 상처, 트라우마에 대한 자기연민 같은 구질구질한 감정의 잔상들이다.
문유미 작가는 신체와 오브제를 활용한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몸의 언어를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드러낸다. 특히 시장이라는 장소특정적 퍼포먼스를 통해 재래시장에서 소비되는 모든 사물들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사멸하는 것들의 넋을 위로하고 위무하는 일종의 제의의식을 보여준다.
김엽 작가는 어느 한 순간 수명과 기능을 다하고 용도폐기 된 쓰레기들을 작품소재로 활용해 미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시도한다. 작가에게 버려진다는 것은 쓸모없음 혹은 기억이나 공유했던 시간과의 이별을 의미한다.
조은솔 작가에게 가면은 불행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이자 이상적인 판타지 세계로의 초대권 같은 것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얼굴로 분(扮)함으로써 타인과 소통하고 자아를 긍정할 수 있는 궁극적인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면에는 과거의 순수나 판타지 세계로 도피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투사돼 있다.
서영실 작가의 화폭에는 곧잘 동물이나 자연 혹은 도시풍경 등이 담겨 있기 일쑤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자본과 편리에 치여 사라져가는 동시대적 존재들에 대한 작가로서의 부채의식 때문이다.
정유승 작가는 미디어매체 속 영웅캐릭터들을 현실세계로 소환해 이를 재현하는 코스튬플레이를 진행한 뒤 회화나 시각미술로 재구성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의 나와 재현된 나를 비교하고 현실과 비현실이 마구 뒤섞여 다시 액자화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가늠해보고 싶은 것이다.
정호정 작가는 외부에서 수집된 정보를 기억의 회로 속에 저장한 뒤 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그 정보가 완전한 것이든 불완전한 것이든, 일부이든 전부이든, 사실이든 왜곡이든 상관없다. 다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장윤환 작가의 토우들은 절로 웃음보가 터져날 만큼 익살과 해학으로 가득하다. 그런데도 그 본성은 짓궂지 않고 되레 수더분한 쪽에 가깝다. 필시 순박한 작가의 심성을 온전히 빼닮아서 일게다. 무엇보다 억지로 쥐어짜내 형상을 빚은 것이 아니라 농익은 일상의 삶이 자연스럽게 흙속에 스며 든 결과다. 달관한 인생의 경지가 따로 없다.
최은태 작가는 오랜 동안 환경문제에 천착해왔다. 새만금 방조제사업 때도 4대강 운하사업 때도 그는 현장에서 작품 활동을 통해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을 겸손히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그의 세 차례 개인전 -‘숲속의 울림’ ‘울다’ ‘광기’-은 인간의 이름으로 세운 정의라는 바벨탑이 기실은 자연을 수탈하고 인간의 폭력과 탐욕을 정당화하는 기제임을 통렬하게 폭로하고 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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