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연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6·과천고)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도 함께 손을 잡고 출전한다.
박소연과 김해진 모두 목표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쇼트프로그램에서 24위 내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잡을 정도로 메달권에서는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피겨여왕’ 김연아(24)가 없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만큼 소치올림픽에서 박소연과 김해진의 활약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김연아 이후 국내대회 여자 싱글 무대를 양분해온 ‘동갑내기 맞수’다.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김해진이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5가지 3회전 점프를 모두 습득, ‘피겨 신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박소연이 중학생 시절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둘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매년 7월을 기준으로 노비스(13세 이하)와 주니어를 나누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 탓에 4월생인 김해진이 10월생인 박소연보다 한 시즌 먼저 주니어 무대를 밟았지만 이내 ‘맞수’로 어깨를 나란히했다.
굵직한 국내대회 성적을 살펴보면 박소연과 김해진이 ‘포스트 김연아’의 양대산맥을 이뤄왔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10월 피겨랭킹대회에서 박소연이 김해진을 제치고 우승했고, 2011년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김해진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1년 피겨랭킹대회에서 박소연이 2연패를 달성하자 김해진이 질세라 이듬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 금메달을 가져갔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같은 대회에 나선 적이 없지만, 엎치락 뒤치락 하며 경쟁을 벌여왔다.
본격적인 대결은 박소연이 주니어 무대를 밟은 2012~2013시즌 펼쳐졌다.
먼저 입상에 성공한 것은 김해진이었다. 김해진은 2011~2012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박소연은 주니어 무대를 밟자마자 김해진을 넘어섰다. 그는 2012년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르더니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의 준우승은 김연아를 제외하고 한국 여자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것이 자극이 됐는지 일주일만에 김해진이 선전을 펼쳤다. 김해진은 9월말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개최된 2012~201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연아 이후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선 것은 김해진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