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굴스키의 간판’ 서정화(24·GKL)에게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은 아쉬움으로 남은 대회였다.
20세의 나이로 첫 올림픽에 출전한 서정화는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여자부에서 21위를 기록, 상위 2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간발의 차로 놓쳤다.
하지만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모굴스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윤채린(24)이 꼴찌로 대회를 마쳤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모굴스키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세부 종목 중 한 가지로 슬로프를 덮고 있는 모굴(Moguls·둔덕)을 피해 내려오면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점프를 선보이는 동계 스포츠다.
모굴을 빠져나올 때의 턴 동장과 점프시 공중동작, 주파시간 등을 더해 순위를 가린다.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 남가주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 재학 중인 서정화는 공부와 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소위 ‘엄친딸’이다.
스키를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모굴스키를 접한 그는 2009년 일본 이나와시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모글스키 듀얼 7위, 싱글 15위에 랭크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특히 2명의 선수가 대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듀얼에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제니퍼 헤일(캐나다)을 제압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간발의 차이로 결선 진출을 놓쳤던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로는 변화가 많았다.
2012년 4월에는 실업팀 GKL이 창단돼 훨씬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대표팀 코치인 토비 도슨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한층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부분은 2012~2013시즌 중반 발목을 다친 것이었다. 지난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1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4년전인 밴쿠버와 소치 동계올림픽은 완전히 다르다.
밴쿠버에서는 혼자 대회를 준비하고 올림픽에서도 스스로 차를 빌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악전고투’의 연속이었으나 소치에서는 지도자와 매니저 그리고 동료 선수들이 함께 한다. 또한 두 번째 올림픽이라 긴장감도 훨씬 덜하다.
여러 가지로 밴쿠버 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서정화의 최대 강점은 턴 동작이다. 특히 서정화가 구사하는 ‘카빙 턴’이라는 기술은 상위 랭킹의 여자 선수들도 잘 쓰지 못하는 기술이어서 잘 다듬는다면 자신만의 장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약점으로는 점프가 꼽힌다. 난이도는 높지만 높이와 안정된 착지 등 완성도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점프능력만 보완하면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서정화의 소치올림픽 목표는 결선에 진출해 5위안에 든 후 4년 뒤인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두 번째 올림픽을 맞게 된 ‘한국 모굴스키 1세대’ 서정화가 밴쿠버의 아쉬움을 딛고 소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국내 스키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