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저 규정 위반 아냐”… 국토부 ‘책임회피’ 해명 논란 여전
‘셀프조사’ 논란 이어 아전인수 규정 해석 비판
ICAO 종단안전구역 300m 권고 사항은 미반영
‘240m 내 부서지기 쉽게’ 기준과도 맞지 않아
“사고 계기, 안전구역 연장 및 시설 개선 필요”
작성 : 2025년 01월 08일(수) 16:41 가+가-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및 콘크리트 지지대가 규정에 맞는지 여부를 두고 오락가락 하던 정부가 ‘규정에 맞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나섰다. 아직 사고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전인수’식 규정 해석이라거나 ‘책임회피’ 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토교통부는 전날 국내외 규정 관계를 살핀 결과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지지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위치해 재질이나 규격 등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29일 제주항공기(7C2216편) 사고 이틀 뒤인 12월 31일 로컬라이저 둔덕 설치가 규정에 맞다는 입장을 최초로 내놨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 종단으로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 하며 가능한 240m까지 확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무안공항의 경우 종단안전구역이 199m로 로컬라이저 및 지지대가 종단안전구역의 5m 밖에 설치돼 있어 콘크리트 재질 또는 2m 높이 규격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같은 설치기준에 정밀접근활주로는 로컬라이저’까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 로컬라이저 위치와 재질, 규격이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토부는 기존 입장을 보류하고 약 일주일 동안 국내외 규정을 재검토한 바 있다.
국토부는 전날 미국항공청(FAA) 규정에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너머’(beyond)에 위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으며 그 거리고 의무 확보 기준(90m)보다 길어 적법하다고 해석을 재차 내놨다.
그러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조약에서 종단안전구역을 활주로 끝에서 300m, FAA가 종단안전구역을 305m로 권고한 점은 이번 해석에 중요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2010년부터 착륙대로부터 240m 이내 시설과 장비를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낮게 설치하도록 한 ‘공항안전운영기준’도 기존 규정과 상충한다고만 판단했다.
이 기준은 해당 로컬라이저 둔덕에 30㎝ 두께의 콘크리트 상판을 덧댄 개량공사가 규정에 위배되지 않았다는 국토부의 설명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개량공사는 지난 2020년 설계, 2023~2024년 시공이 이뤄졌다.
실제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를 키우는 데 결정적 요인이었는지 여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둔덕 설치 및 개량공사 시점과 감리, 관리 측면에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지방항공청, 설계사, 시공사, 감리업체 등이 모두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본격적인 사고원인 조사를 앞두고 ‘셀프조사’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항공 안전 관리를 총괄하는 국토부가 직접 규정 위반 여부를 언급하고 나서면서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기윤 기자 ky26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