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참사’ 슬픔 곁에서 목격… 광주·전남, ‘트라우마’ 우려
희생자 179명 중 157명이 광주·전남 거주민
가족·친구·동료사고… 실의 빠진 지역민 많아
상대방 배려·존중이 중요… 적극적인 상담 필요
작성 : 2025년 01월 02일(목) 16:50 가+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여년 만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해 지역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여객기 참사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거주민이라는 점에서 지역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 중 157명(태국 1명 포함)이 광주·전남 지역민이다. 10명 중 9명(87.7%)이 지역민이라는 뜻이다.
광주는 81명, 전남은 76명(태국 1명 포함)으로 나머지 희생자 중 6명은 전북, 4명은 경기, 3명은 서울, 제주 2명, 경남과 충남, 태국 각 1명씩이다.
광주시는 충남 천안(1명)과 전남 화순(1명)·영광(2명) 등 4명의 실거주지가 광주로 파악, 총 85명을 희생자로 보고 있다.
이번 참사로 전 국민이 시름에 빠졌지만 희생자가 대거 몰려 있는 지역민들의 정신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유족 수백명이 광주·전남에 거주하거나 연고를 둔 지역민으로 이들과 인연이 있는 지역민만 수천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미처 심신을 돌볼 겨를이 없는 상태로 상당수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민들이 지인들의 슬픔을 곁에서 자주 목격하게 되는 등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 당사자가 아니어도 ‘나에게 일어난 일’인 듯 비탄에 빠지거나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대리 외상 증후군’ 등 심리적 외상을 겪을 여지도 있다.
김경민 호남권트라우마센터 센터장은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 당사자인 1차 경험자부터 5차까지 나눈다. 현 상황에서 유족이나 가까운 지인 등 2차 경험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사고 소식을 접한 모든 이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나는 슬픈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식의 비난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상담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