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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수장 구속, 조직은 “충격·부끄럽다”… 인사도 ‘안갯속’
“전무후무한 일” “권력 복종 인과응보” 반응 제각각
‘공석’ 경찰청장부터 고위직 연쇄 인사 이동 불가피
보직자 승진·전보 지연, 치안정책 향후 변화도 ‘촉각’
작성 : 2024년 12월 15일(일) 16:49 가+가-
14만 경찰 조직의 수장이 ‘비상계엄 내란’ 주요 피의자로 구속되고 최종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탄핵 소추라는 사상의 초유 사태에 일선 경찰들도 술렁이고 있다.
“씻기 힘든 오명” “안타깝다” “권력에 충성한 인과응보” 등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각급 승진·주요 지휘관 인사부터 현 치안 정책의 향후 변화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당시 헌법기관인 국회에 대한 출입을 통제, 무력화하도록 지시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직의 수장이 내란에 가담,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에 일선 경찰들의 충격과 동요는 크다.
광주청 소속 경정급 경찰관 A씨는 “경찰청장이 경찰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는다는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고 경찰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일 수 밖에 없다. 청장의 긴급체포 직후 직무를 대리하는 본청 차장이 ‘각자 위치를 잘 지켜달라’며 추스렸지만 일선은 사기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 지구대 소속 B경위는 “정권에 충성하고 부당한 지시에 대해 한 마디 반발도 못하고 수명(명을 받아들임)한 경찰 수뇌부의 책임이 크다. 민주 경찰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지휘·지시 체계에 따라 영문조차 모르고 국회에 배치돼 임무를 맡은 일선 경찰관들까지 법적 책임을 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감 C씨는 “이유와 경위, 잘잘못을 떠나 경찰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일선 경찰관들마저 시민을 떳떳하게 볼 염치가 없다. 엄정한 내란 수사로 경찰이 결자해지하고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했으면 한다”고 했다.
광주·전남 일선서 각 부서 사무실에서도 TV에서 흘러나오는 계엄사태·내란 수사와 탄핵 정국 보도를 지켜보는 경찰들이 혀를 차거나 “이게 말이 되느냐” “계엄 발동 요건도 아닌데” “임명권자인 대통령 거스를 수 있었겠느냐” “청장이 암 투병 중이라던데 안 됐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매년 연말연시 큰 화두인 인사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와 전망도 교차했다. 실제 예년이면 한창 하마평에 오를 치안감급 이상 고위직 인사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고 줄줄이 각 직급 승진·전보 인사도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D총경은 “고위직 인사는 대통령과 경찰청장이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인데 모두 궐위 상태다. 권한대행인 총리가 수장을 잃은 경찰 조직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라도 청장 인사를 최대한 빠르게 단행할 수도 있다. 지방청장급 인사도 누군가는 승진할 여지가 있고 그에 따른 연쇄 인사이동, 유임 등 변수가 많다. 지방청 단위 직급별 인사발령은 연초를 넘길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경찰서장을 맡는 일선 지휘관인 총경급 인사가 지체될 경우 지역에 미칠 여파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E경정은 “총경급 이상 임용은 경찰청장이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결국 임면(임명·해임)권자는 대통령인데 임명 절차에 필요한 모든 결재라인이 공석인 셈이다. ‘경찰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총경 승진을 바라보는 경정급 인사들은 그야말로 속이 탈 지경일 것이다. 저마다 승진에 필요한 연줄을 댔을테지만 불확실성도 커졌고 희비도 분명히 엇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정급 인사 역시 2년마다 전보 발령이 돼야 하는데 인사 지연·적체가 불가피하다. ‘고인 물’이 되면 의욕이 떨어지고 조직도 활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최근까지 경찰청이 인사권을 적극 행사한 탓에 사실상 형식으로만 존재했던 지방청장의 인사추천권이 실질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지역 내 모 일선서 과장인 F경정은 “이번 정권 들어 본청이 임면권에 지나치게 관여하면서 지방청장 추천권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방청장에게 인사권한의 재량을 주고 제각각인 치안 환경에 따라 인사도 보다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 복수직급제, 기동순찰대, 자치경찰제 무력화 등 현 정부 들어 추진된 각종 치안 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셈”이라며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그간 문제와 폐단이 컸던 조직개편이나 정책은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일 기자 jsi56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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