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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 ‘대사면’- ‘영남 중진 험지 출마’ 놓고 시끌
당 일각 “혁신위의 방향 설정 자체가 잘못돼”
작성 : 2023년 10월 31일(화) 17:41 가+가-
지난달 26일 공식 출범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1호 혁신안인 ‘사면’은 당사자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반발을 불렀고, 영남권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출마안에 당이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방향 설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종합결과, 인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우며 1호 혁신안으로 ‘대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대상은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사면은 죄 지은 자를 용서해주는 대통령의 권한인데 용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관심도 없고 연연하지도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들어선 배경이 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사면이 연관성이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사면과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수도권 민심 이반의 원인과 대책을 찾고 반성하는 게 최우선이고 마지막에 통합을 주장해야하는데 뜬금없이 사면을 먼저 거론한 것은 결국 ‘이슈몰이용’이란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심의 이반 핵심은 대통령이지만 혁신위가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순 없다”며 “그래서 측근이 있는 거 아니냐. 대통령을 잘못 모신 죄를 용산에 있는 측근들에게 묻고 시작했어야했는데 이걸 못하니 방향이 꼬여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의 공천에 대한 역할을 스스로 모호하게 정한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공천 규정도 다룰 계획이냐’는 질문에 “혁신위가 공천 룰을 일일이 하는 것은 우리의 행동이 아닌 월권”이라며 “공천까지 가는 기반과 기초를 까는 것은 반드시 우리가 해낼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낙동강 하류세력은 좀 뒷전으로 물러나라”, “주호영, 김기현 등 영남 스타 의원들은 수도권 험지로 출마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논란이 되자 ‘오보’, ‘농담’이라고 일축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인지도가 높은 영남 의원들이 내년 총선은 서울에서 출마해야한다고 주장하자 당내 의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영남권 의원들은 인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대구 달서병 김용판 의원 등은 의총에서 인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부산 5선 조경태 의원은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 “부산 북강서갑·사하갑·남구을과 (경남) 김해갑·양산은 민주당이 점하고 있다”며 “수도권만 험지라는 인식은 맞지 않다. 험지냐 아니냐의 기준은 상당히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원외위원장들의 불만도 커진 상태다. 영남 중진이 수도권 출마론을 이유로 현직 수도권 당협위원장을 밀어낼 경우 또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규택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은 전날 열린 원외위원장 세미나에서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이 경쟁력 없고 문제있는 사람들이냐”며 “힘들 때 자기 돈 써가면서 당협을 지킨 사람들인데 경쟁력 없는 것처럼 도매금으로 싸잡아서 이야기한다. 영남 다선 의원들이 경쟁력 있다는 증거가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결국 인 위원장의 정제되지 않은 공천 관련 발언은 당 안팎을 흔들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뒤 들어선 김종인 비대위는 전권을 가지고 1년간 당을 수습한 성공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강경보수 이념 대신 약자와의 동행·경제민주화 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은 것도 비대위가 들어선뒤 2달여만이다. 실패에 대한 반성과 원인 파악 뒤 한 행보였기에 이후 호남 지역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민의힘 다른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당 체제를 먼저 바꾼 뒤 호남을 가서 사과했다”며 “호남은 반성과 변화를 하고 가야하는 곳이지 먼저 가서 인사한다고 되는 곳이 아니다. 순서가 거꾸로 됐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한 것과 관련해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책임도 지게 된다. 신중하게 잘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 욕설 논란 등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에 이 전 대표를 제소했고 이 전 대표 제명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까지 이준석 제명을 위한 서명 운동에 4만1348분이 직접 참여해주셨다”며 “이제 저는 지금까지 받은 명단을 당에 제출하고, 당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인 위원장의 대사면에 대해 “그 문제는 당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제가 한 것은 그것 자체가 조직에 해가 되고, 사실 정치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거짓뉴스나 심한 거짓말에 대해 그대로 놔두면 우리 사회가 각박해진다. 그걸 막고자 그에 대해 동의하는 분들의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동의해 그분들 의사를 전달하고 결정을 당에 맡기겠다 한 거다”며 “아마도 내일 정도 모든 명단을 당에 넘길 거다. 당에서도 명심했으면 하는 게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책임도 지게 된다. 그걸 생각하고 신중하게 잘 결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 1호안이 건설적인 당정관계 구축이 돼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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