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인 EBS 수능 강사들은 6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이 지난해 수능·직전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당국이 규정한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했다.
심주석 EBS 수능 수학 영역 대표강사(인천하늘고 교사)는 6일 낮 세종 교육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 강사는 “지나친 계산을 요구한다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지 않았다”며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문항, 풀이 시간이 과도하게 오래 걸리는 문항은 배제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교육부가 킬러문항으로 꼽은 ‘3가지 이상의 개념이 결합된 문항’, ‘미적분 등 특정 과목 선택자가 유리한 문항’, ‘고교 수준 이상의 개념을 학습한 수험생이 유리한 문항’ 또한 출제되지 않았다고 했다.
심 강사는 킬러문항의 변화 양상에 대해 30번 문항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주관식으로 매번 정답률 한 자릿수대인 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번호다.
그는 “지난해 수능 미적분 30번은 단순한 지수함수가 아니라 삼각함수까지 합성해 조건에 맞는 함수식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면 이번 9월 모의평가는 교육과정상 2단원 미분법에 집중돼 있다”고 비교했다.
이어 “여러 개념을 복잡하게 쓰지 않고 한 단원이라도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해결과정을 정확히 적용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분석된다”며 “기존에는 22번이나 30번 문항은 포기하고 푼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교육과정과 EBS 연계 교재를 충분히 학습한다면 모든 문항을 도전해 풀 수 있는 정도로 출제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쉽게 느꼈다’는 일부 수험생 커뮤니티 반응에 대해 김성길(인천 영흥고 교사) EBS 대표강사는 “킬러문항이 배제됐고 개념과 원리만 인식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돼 시험 직후에는 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다만 문항 분석자가 봤을 때 변별할지 못할 정도로 쉽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 강사는 “충분히 변별력을 가진 문항들이 출제됐다”며 “공교육과 EBS 수능 교재를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적정한 난이도를 갖춰 출제됐다는 평가다.
EBS 분석팀은 “올해 6월 모의평가와 구성면에서 매우 흡사하며 현행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근거해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며 “EBS 수능 교재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익히게 되는 방법을 이용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고 밝혔다.
상위권 변별력이 높은 까다로운 문항으로는 공통과목 수학Ⅰ 14번, 수학Ⅱ 22번과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을 제시했다.
심 강사는 이 문항들이 고난도임에도 “2015 수학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부합하며 공교육 학습 요소와 관련성이 매우 높다”며 “고교 교육과정 및 EBS 수능교재 등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는 내용으로 공교육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되지 않은 신유형이나 문항 배치가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분석했다. EBS 연계율은 50%로 공통과목에서 11문항, 선택과목에서 4문항씩 연계 문항이 출제됐다.
한편 앞서 1교시 국어 영역 출제 경향을 설명하던 중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지만 지난해 수능보다 쉽다’는 분석과 표준점수 통계가 불일치한 상황에 대해 김 강사는 “문제 수준만 보면 그러하지만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이 달라서 맞비교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