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가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패하며 험난한 행보를 예고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독일, 콜롬비아(이상 1승·승점 3)에 이어 조 3위로 출발했다.
2015년 캐나다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대했지만 콜롬비아전 패배가 뼈아프다.
전날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한 독일이 FIFA 랭킹 2위로 H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오르는데 1강 독일을 제외하고, 한국과 콜롬비아가 2위를 두고 다툴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완패하면서 한국의 16강 가능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벨 감독은 최전방에 최유리, 손화연(이상 현대제철)을 내세웠고, 중원에서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튼)이 호흡을 맞추게 했다.
지소연과 조소현은 이날 출전으로 한국 축구 최다 A매치 기록(146경기)을 이어갔다.
후방에서는 김혜리, 임선주(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이 스리백을 구축했고, 장슬기(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윙백으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윤영글(BK 헤켄)이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점유율에서 뒤졌지만 효율적으로 콜롬비아를 위협했다.
하지만 페널티킥 실점이 흐름을 바꿨다. 한국은 전반 30분 심서연(수원FC)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콜롬비아의 카탈리나 우스메(아메리카데칼리)가 페널티킥을 선제골로 연결했다.
추격의 흐름에서 한국은 전반 39분 콜롬비아의 신예 공격수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카이세도는 개인기와 돌파로 기회를 잡았고,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골키퍼 윤영글(BK 헤켄)의 실책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막을 수 있는 슈팅이었지만 윤영글의 손에 맞은 공이 뒤로 흘러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을 0-2로 뒤진 한국은 후반 중반 박은선(서울시청), 강채림(현대제철)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조소현, 손화연을 뺐다.
후반 33분에는 최유리를 불러들이고 이번 대회 32개 출전국 선수 중 최연소인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로 이날 데뷔전을 치르면서 역대 여자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을 새롭게 썼다. 16세26일이다.
한국은 후반 43분 공격자원 문미라(수원)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지키는 운영’에 돌입한 콜롬비아의 골문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만회골 없이 영패를 당했다.
벨호는 오는 30일 오후 1시30분 애들레이드의 힌드마시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