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황소 듀오’가 살아났다.
KIA는 지난 16일과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내리 이겼다. 16일 경기에서는 7회에만 7점을 올리며 8-2로 역전승을 거뒀고, 17일에도 3회에만 4점을 뽑는 등 타선이 집중력을 선보이면서 7-6 승리를 챙겼다.
5연패를 끊은 뒤 연승을 달리며 반등한 KIA에게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타격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황대인과 소크라테스는 지난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KIA 타선을 쌍끌이했다.
2015년 입단 이후 늘 기대를 받으면서도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던 황대인은 김종국 감독이 KIA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주전 1루수로 낙점됐다.
황대인은 지난해 타율이 0.256에 머물렀고, 홈런도 14개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찬스 때마다 장타를 때려내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인 91타점을 올렸다. 나성범(97개)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은 소크라테스는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으나 KBO리그 적응을 마친 뒤 제 기량을 뽐냈다. 투구에 얼굴을 맞아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시즌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12도루 83득점으로 활약하면서 ‘복덩이’로 불렸다. KIA는 2022시즌 뒤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택했다.
올해에도 둘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지만, 나란히 부진했다.
황대인은 이달 14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211 2홈런에 그쳤다. 타점도 13개 밖에 올리지 못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19에 머물렀던 황대인은 5월이 들어서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선발 1루수 기회를 변우혁에게 내주는 경우도 생겼다.
소크라테스도 시원찮았다. 타율 0.273에 2홈런 16타점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 감독이 최근 “황대인, 소크라테스가 살아나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한 이유다.
하지만 16, 17일 경기에서는 황대인도, 소크라테스도 부활 날갯짓을 했다.
16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황대인은 류지혁이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경기에 투입됐다.
대타로 급히 들어간 타석에서는 2루 땅볼을 쳤던 황대인은 0-2로 끌려가던 5회초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KIA가 2-2로 따라붙은 7회초 1사 1, 2루에서는 역전 적시타를 날렸다.
소크라테스는 KIA가 5-2로 역전한 7회초 2사 1, 2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포를 작렬했다.
17일에도 둘은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황대인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소크라테스는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3회초 1사 1, 3루에서 소크라테스가 2루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안겼다. 김선빈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탠 뒤인 2사 2, 3루에서는 황대인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KIA의 4-0 리드를 이끌었다.
소크라테스는 5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틀 연속 대포였다. 상대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의 몸쪽 낮은 컷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했다.
6회초 KIA가 추가점을 냈을 때도 선두타자로 나선 황대인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득점까지 올렸다.
16일 경기를 마친 뒤에도 17일 경기 전에도 “황대인과 소크라테스가 동반 상승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던 김 감독은 둘이 이틀 연속 맹타를 선보이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황대인은 16일 경기 뒤 “기록이 좋지 않았지만, 타격 페이스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직 100경기가 넘게 남아서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했다”며 “멀티히트를 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소크라테스는 “개인적으로 좋은 스윙을 해서 만족스럽고, 경기 내용도 마음에 든다”며 “기술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전력분석 파트의 도움을 받아 상대 투수의 약점을 분석하고, 잘 대응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