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는 NO” e스포츠 1등 노린다… 여정 출발 광주장애인
지적·자폐 장애인 27명 e스포츠단 ‘무등’ 출범
조이공 e스포츠과 학생 조교로 나서 훈련 돌입
“내 꿈은 전국 1등” 표정 변화에 뚜렷한 목표
작성 : 2023년 04월 20일(목) 17:28 가+가-

“장애인 자녀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성취해 주목 받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광주 지역 지적·자폐 장애인 27명으로 구성된 e스포츠단 ‘무등’이 20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 행보에 나선다.
이혜영 광주장애인 e스포츠단 ‘무등’ 부모회장은 장애인의 날인 이날 “장애인 자녀들이 치료실을 벗어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당당히 주목 받을 기회가 부족한데다 통제된 삶 속에서 자존감이 낮은 경우도 많다”며 “e스포츠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등’은 초·중·고등학교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힘을 합쳐 창단한 e스포츠단이다. 이곳엔 성인 e스포츠연맹 소속 선수들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일을 기점으로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함께 게임 훈련을 해오고 있다.
조선이공대 e스포츠과 학생들이 팔을 걷고 나서 훈련 조교를 도맡고 있다.
선수단은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 카트라이더,닌텐도 볼링·테니스 게임 종목에 대해 로그인부터 조작법, 게임 방식에 대해 배운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장애인 선수들도 e스포츠 훈련을 받으면서 차츰 표정의 변화가 생겼다. ‘전국 1등’이라는 꿈도 생겼다.
이들은 “이 게임 해보고 싶어요”, “이 캐릭터 선택할래요”라면서 스스로 게임을 선택하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훈련을 거듭하며 게임 속 높은 등수를 차지하는 날이 늘면서 그늘이 드리웠던 얼굴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지적장애인 선수 이정운(13)군은 “대회에서 카트라이더와 리그오브레전드 전국 1등을 하는 게 소원”이라며 “처음엔 운전 방향 연습이 어려웠는데 잘하는 날이 많아져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신생 선수단으로서 좌충우돌 할 때도 있다.
승리의 기쁨이나 패배의 쓴 맛을 본 선수들은 가끔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소리를 지르며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 대회에 출전하면 감정 조절은 필수. 선수들은 동료, 조교·부모와 함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이 회장은 “e스포츠대회에 우리 자녀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 대회에 서는 게 최종 목표”라며 “시민과 기관, 지자체 모두 ‘무등’선수들의 행보에 따뜻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