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는 중간고사 못 보다니”… 국민청원 등장
교육부, 감염 우려로 중간고사 응시 불허
시험 성적, 수시 교과전형 60~80% 차지
입시전문가 “학생들 검사 회피할 수 있어”
작성 : 2022년 04월 05일(화) 17:33 가+가-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진자는 학교 중간고사를 볼 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대학입시 수시전형을 앞둔 고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국민청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학생들 사이에서 진단검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14일 게시된 ‘본인 확진이라도 고등학생은 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는 글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만1770명의 동의를 모았다.
자신을 고교생 학부모라 밝힌 청원인은 “확진자가 대통령 선거(투표)도 할 수 있는데, 확진 판정된 학생이 시험을 못 보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많은 학교가 인정점수를 부여하고 있으나 시험을 보지 못하면 내신 하락은 분명한 일”이라고 적었다.
청원인은 “확진이 된 학생들은 시험을 못 보는데, 고등학교 내신시험이 가지는 의미는 인생에게 있어서 크다”며 “어쩌면 한 번의 시험으로 수시는 버려야(포기해야) 하는 학생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 당국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검정고시 등에서는 별도 시험장을 마련하는 등 응시자의 시험 볼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만 학교 지필시험은 불허하고 있다.
이지현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전날인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행과 같이 확진 학생에게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인정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정점은 결시 이전 또는 이후 성적을 일정 비율로 환산한 점수로, 각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과 학교 규정에 따라 기준이 바뀐다. 쉽게 말해 이전에 해당 학생이 본 점수와 전체 응시자 평균 등을 반영해 결시한 성적의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고교에서 실시하는 중간·기말고사 성적은 대입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결정적인 평가 요소로 활용된다. 많은 대학에서 이 전형의 배점 60~80%를 교과성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2022학년도 입시에서 고려대는 교과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에 평가점수 80%를 배정했다. 연세대는 같은 전형에서 5배수를 뽑는 1단계에서 교과 성적만으로 정량평가를 진행하고, 2단계에서 100점 만점에 60점을 교과 성적에 배정해 선발했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고교생 확진자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개학 이후 지난달 1~28일 약 한 달 동안 고교생 26만88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2~28일 1주간 6만537명이 확진돼 하루 평균 8648명 꼴이다.
입시를 앞둔 상당 규모의 고교생과 학부모들이 확진자의 학교 지필시험 응시 불허 방침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정점이 부여되면 자신의 평소 실력보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 서울 주요 대학 교과전형 지원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설득력이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학생에게는 무조건 손해”라며 “신학기 초 첫 중간고사라 학생들이 전력을 다해 보는 시험으로서 그 중요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는 방역 우려가 만만찮아서 학교별 지필시험 응시를 허용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학교 지필시험은 사흘에서 닷새 동안 시험을 치러야 하고, 대규모 학생이 헌꺼번에 이동해야 하며 다른 비확진 학생들과 동시에 시험을 치러야 한다”며 “교실 확보, 감독 교사, 관리 인력, 학생 동선 등을 종합 고려했지만 별도의 방역지침의 변동이 있지 않는 한 응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중간고사 시기는 주로 4월 말에서 5월 초에 걸쳐 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뿐만 아니라 고입을 앞둔 중학교 2~3학년, 고등학교 1~2학년 총 5개 학년이 자신의 증상을 감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