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 부모 지위·경제력 따른 학습격차 유독 컸다
평가원, OECD ‘국제학업성취’ 결과 비교
9년 간 상·하위 읽기·수학·과학 모두 하락
‘개천에서 용 난’ 학생 비율은 소폭 회복
“경제적 배경 따른 학력저하 대책 필요”
작성 : 2022년 01월 03일(월) 17:44 가+가-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10여년간 하락한 와중 부모의 지위나 경제력에 따라 그 격차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평가원은 지난해 12월3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심층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PISA 2018 상위국 성취 특성 및 교육맥락변인과의 관계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PISA는 OECD가 주관하는 학생 역량 평가로,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에 해당하는 만 15세 학생들의 인지적 성취 실태와 그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점검한다. 지난해 PISA를 시행해야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한 해 연기된 상태다.
연구진은 부모 교육 수준 등 학생 가정 배경을 알 수 있는 변인 지표인 ‘경제·사회·문화적 지위 지표’(ESCS)에 따른 학생들의 영역별 성취도 평균을 산출하고, 2009년과 2018년 PISA에서 그 차이를 분석했다. 대상국은 한국과 핀란드, 일본, 싱가포르, 에스토니아다.
그 결과 한국은 일본, 핀란드와 함께 9년 동안 읽기, 수학, 과학 세 영역의 평균 성취도 점수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SCS 최하위 10% 학생들의 평균이 상위 10%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읽기’ 영역의 경우, 한국은 ESCS 상위 10% 성취도 평균이 2018년 9년 전 대비 26.1점 하락했으나, ESCS 하위 10%는 31.7점 떨어졌다.
수학도 ESCS 하위 10%가 21.13점 떨어져 상위 10%(-19.77점)보다 큰 하락폭을 보였다. 과학 성취 점수도 하위 10%(-25.7점)이 상위 10%(-17.2점)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ESCS 하위 10% 학생들의 성취도 평균 점수 하락폭은 읽기, 과학, 수학 영역 모두에서 전체 평균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그 결과는 격차 확대였다. 2018년 ESCS 상·하위 그룹 간 격차는 ‘수학’ 영역 110.9점, ‘과학’ 영역 96.2점, ‘읽기’ 영역 95.9점으로 벌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가정의 배경에 따른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됐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경우 전반적으로 ESCS에 따른 성취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우리나라는 읽기, 수학, 과학 모든 영역에서 상·하위 모두 하락했고, 읽기 영역 하위 10% 집단의 하락폭이 그 중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OECD 연구 등에서 PISA 2018 주 영역인 읽기를 기준으로 2000년 조사부터 지속해서 성적이 하락하는 국가로 분류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그러면서 가정 환경이 열악함에도 학업 성취가 우수한 ‘학업탄력성’이 높은 학생들의 비율 변화를 PISA 2006, 2009, 2012, 2015, 2018 5개년간 분석했다.
특히 ESCS가 하위 25%이면서 학업성취도가 높은(읽기, 수학, 과학 3개 영역 모두 ‘3수준’ 이상) 학생들을 ‘학업탄력적 집단’으로 정의했다.
한국은 2006년 12.56%였던 이들 집단의 비율이 2012년 13.69%까지 높아졌지만, 2015년 9.00%까지 하락한 뒤 2018년 9.34%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이런 수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은 사회 경제적 배경과 무관하게 전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애초 상위권 학생들의 절대적인 수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연구진은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력 저하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하락에 따른 읽기, 수학, 과학 영역 상위권(3수준 이상) 학생 비율의 감소로 인한 영향”이라며 “전반적인 학력 저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되, 학생들이 처한 사회 경제적 배경과 교육 환경에 맞춰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