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에 대한 개혁은 없는가?
김용주 광주시 문인협회 상임기획이사
작성 : 2021년 05월 02일(일) 17:04 가+가-

금년 4월17일부터 안전속도 5030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단행한 조치다. 도심부에서 안전속도는 종전 60키로 미터에서 50키로 미터로, 주택가의 이면도로의 경우에는 40키로 미터에서 30키로 미터로 속도가 제한된다. 만약 이 규정을 어기면 초과속도 20키로 이하에서 4만원부터 시작하여 13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오는 5월11일부터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불법주정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도 단속에 들어간다. 위반된 차량에 대해서는 승용차는 기준 8만원에서 12만원, 승합차 및 화물차 기준 9만원에서 13만원의 과태로가 부과된다. 횡단보도 우회전시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도 단속한다. 위반 시에는 6만원의 벌금에 10점 벌점을 받게 된다. 이러한 단속 규정에 대한 운전자들의 입장에선 제한 속도를 줄이는데 아마 답답하고, 한번 습관화된 운전을 쉽게 몸에 익혀나가기는 물론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부담해야 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또한 교통체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짜증날 일이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발생추이를 보면 2011년도에는 교통사고 221,711건, 사망자수 5,229명, 부상자수 34,1391명, 2019년도에는 교통사고 229,600건 3,349명, 부상자수 34,712명이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2,344만대로 국민 2.2인당 1대 꼴이다. 교통사고건수는 매년 3%대로 늘어나는 자동차 등록대수와 비슷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크게 줄어 든 반면에 부상자수는 줄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보행자인 어린이,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강력한 단속규정이 시행된 것 같다.
이웃나라 일본을 오래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도로 위에 차량들이 경적소리 없이 물처럼 조용히 흐르고 도로변에 주정차하는 차량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참으로 신기하다싶어 상당한 시간을 두고 도로와 차량운행 상황을 지켜 본 적이 있었다. 왜 이렇게 교통문화가 바르게 정착되었을까 그 이유를 알고 싶어 가이드에게 물었다. 일본은 주차장 없이는 차를 살 수 없는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여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불법 주정차인 경우에는 엄격한 처벌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경차 운행을 장려하여 보험료, 톨게이트 비, 저렴한 세금 혜택을 부여하고 있고, 시민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고 하였다.
도로마다 임시 주차장이 되고 골목 이면도로는 양쪽으로 주차된 차량 때문에 겨우 차량이 개구멍을 간신히 통과하듯 운전해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
강력한 단속 규정 시행은 교통사고를 줄이고 인명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그 당위성이나 효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속으로만 교통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교통시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운전자 과실도 있겠지만 운전자의 과실을 유발시키는 원인자를 제거해야 한다. 교차로나 진출입로 주변 불법 주차와 골목 주차 차량 때문에 나는 사고가 많다. 늘어나는 차량등록대수에 비해 주차장 면적은 고정되어 있어 불법 주정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요즘 집권여당에서는 적폐청산과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으로 집권 세월을 다 보내고 있다. 물론 그런 개혁도 중요하지만 민생을 위한 개혁이 더 시급하다. 쥐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줘야한다는 말처럼 단속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통시설 확충이 있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자기차고 갖기 사업을 금년 4월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 정부에서도 차고지증명제를 다시 논의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물론 대법에서 차고지증명제는 국민의 자유를 지나치게 강제한다는 판례를 내놓았지만, 인간의 생명과 재산의 손실에 비춰보면 그 자유는 방종이라 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확대와 민간 주차장 사업을 장려한다면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학교주변의 안전대책도 어린이나 노인들이 차도로 다니지 않도록 시설해야 한다. 안전속도 5030 제도 정착을 위해 교통문화 개혁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