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왜 시가 필요한 사회인가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21년 04월 20일(화) 16:49 가+가-
시인은 ‘꽃으로 세상을 보는 존재’다. 시인은 이르데 없는 예민한 촉각을 지닌다. 꽃은 슬프거나 외로운 사람에게 기쁨을 주듯, 시인이라면 비극을 보고도 꽃을 피우고 삶의 비극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법을 알려준다.
시인은 미나리와 같다. 미나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은 물속이다. 그 물은 더러운 흙탕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흙탕물과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그곳에서 정화를 하고 푸른 초장(草獐)을 만드는 주인공인 것이다. 그뿐 아니라 미나리는 추운 겨울에도 싱그러운 모습을 놓지 않는다. 자르면 다시 몸통을 키우고 강인하게 자라난다. 그 뿐이 아니라 미나리는 동물의 피를 맑게 하는 정화의 건강 채소다. 미나리는 때론 추위와 흙탕물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행복은 고통을 필요로 한다. 시는 인간의 고통에 위로의 뿌리를 내리는 마력을 가졌다.
사람들은 고통을 폄하하고 회피하여 든다. 시인이 고통을 멀리하면 시를 쓸 수 없다. 시인은 늘 고독하거나 외로운 자들의 중심이다. 시대와 저항하거나 시대와 긴밀한 대화를 한다. 그들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 다만 밤이면 조국을 위하여 흐르는 눈물이 있다.
시는 존재의 가치를 꽃피우기 위해 그 뿌리는 삶의 비극성,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들이다. 시인은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진정한 희망은 절망에서 비롯된다. 민주주의가 피의 냄새를 맡고 성장하듯 시인은 절망의 가치를 소중하게 할 때 성장을 한다.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다. 나아가서 타인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다. 사람은 때론 실의와 번민 속에 존재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수록 나를 진실로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시를 쓰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실속의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시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
시경을 펴낸 공자도 마찬가지였다. 선학의 시를 만나며 자신의 가치는 물론 사람의 가치를 알게 됐다. 제자에게 부족한 점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깨달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 것이 공자의 길이었다. 스승과 제자라는 측면에서 이야기 했지만 인간관계에 적용하는 방법을 가장 시적으로 정리해가며 살아간 사람이 공자다. 공자는 짧은 기간 법무부장관을 지냈지만 정치에 대한 모순을 알기에 충분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
바이커를 삼년을 탄 사람이 삼년 안에 다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삼년동안 사고 없이 바이커를 타고 있다면 그 또한 병신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의 눈에는 정치인이 바이커를 타는 부류로 비쳐졌다. 공자가 보는 정치는 수련 밭의 흙탕물이었다.
정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딘 인간이 되거나 진영논리에 빠지는 독선가가 된다는 결론을 가졌다. 물론 이것은 다분히 공자의 견해로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정치는 수세기동안 늘 합리화를 위하여 살아가는 부류들이라는 것은 동서의 진리다.
시는 부모와 자식, 선배와 후배, 직장 상사와 부하에게 무엇인가 가르쳐주고, 이끌어 주는 길 안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슨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지, 요령을 전수해 주는 자가 아니다. 부족한 점을 일깨워주어 스스로 청정(淸正)하고 자발적으로 고쳐갈 수 있도록 깨워 주는 일이다. 나의 단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제자의, 자식의 후배의, 부하의 진정한, 그리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나는 누구와 동행하고 있는가?
나는 시대와 대화를 하고 있는가?
시인은 늘 번뇌하고 침통해 하지만 결과는 스스로 깨달아가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시는 슬플 때 쓰는 것이다. 나라가 슬플 때 시를 쓰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오면서 많은 시인들은 시를 썼다.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문인단체에서도 코로나19의 주제로 한권의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시는 그런 것이다. 그래서 한용운, 이육사 시인이 나왔고, 윤동주 시인의 나라사랑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시는 모유와 같다. 모유를 먹지 않으면 아이가 생명 자체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시대의 영혼에 모유의 시를 주어야한다. 시는 비타민이며 한 방울의 물과 같이 시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생명으로 나가는 길이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