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공개념 도입만이 투기방지 정답!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1년 03월 22일(월) 16:41 가+가-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은 좁은데 효용가치가 있는 땅은 고작 30% 수준이다. 임야가 전 국토면적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해방이 되자 식민지 지주제를 해체하고 경작할 땅을 나눠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가 거세었다. 유상몰수 유상분배로 농민에게 분배하는 개혁에 성공함으로써 평등 분배를 실현한 국가로 기록될 수 있었고, 농지 개혁 이후 자발적인 근로의욕과 창의력과 저축 열, 뜨거운 교육열과 모험적 기업가정신으로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그들에게서 투기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경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1960년 말부터 대규모 도시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지가 폭등과 부동산 투기를 불러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땀 흘려 일하고 모험심을 발휘해 사업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불로소득을 쫓아 요령 있게 움직이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치고 있는 부동산 투기로 불로 소득을 거머쥔 졸부들이 우리 사회를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으로 치닫게 하는데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암적인 존재일 뿐만 아니라 경제정의를 저격하는 암살범이 되었다.
가장 바람직한 사회, 건강한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이 땀 흘리는 만큼 잘 살 수 있을 때 이루어진다.
우리가 겪었던 과거의 개발시대는 잘 살아 보자고 허리띠를 졸라 매고 새벽부터 땀 흘리고 노력했던 근면 성실한 역동성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근면 성실했던 자랑스러웠던 그 역동성은 점점 빛을 잃어 가게 되었다. 날카로운 메스를 대지 않으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선량한 우량아 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2018년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청와대와 정부 부처 1급 이상 공직자와 그 관할기관 부서장 639명의 주택 보유현황을 분석해서 공개한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공직자의 비율이 국세청 80%, 공정거래위원회 75%, 금융위원회 69%, 대검찰청 60%, 기획재정부 54%, 한국은행 50%, 청와대 정책·사정기관 46% 국토교통부 34%, 청와대 29%, 이외 정부기관 29%로(분석대상 공직자의 33%)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부동산 정책과 경제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에 적지 않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서 올바른 부동산 정책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실로 드러남으로써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또한 역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도 실망스럽다. 김대중 정부는 규제 완화 정책, 노무현 정부는 강력한 규제정책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규제 완화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근원적인 처방보다는 그때그때 상황만을 모면하기 위한 단기 시장 조절에 몰두하여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종부세니 보유세니 하면서 국민들을 시달리게 하고 있다.
그런데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지방의 아파트 폭등 현상, LH 공사 직원들과 공무원들의 신도심 건설정보 유출과 토지 투기 사건들은 정권의 존립 문제까지 압박하며 현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반복되어온 단기 시장 조절 기능에 그친 미봉책으로는, 다양하게 변질되어온 투기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반드시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여 근원적으로 부패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토지는 모든 국민의 생활기반이고 다른 소유권과는 달리 공공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소유권을 제한하는 공공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토지가 공공재로 인식되면서 토지 소유권 절대 사상에도 변화가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영국 등이다. OECD 37 개 국 중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이 GDP의 30%가 넘는 국가는 대한민국 밖에는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도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122조도 국가는 토지 소유권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당초에 양보할 수 없는 부동산 정책을 펼치겠다고 내세운 토지 공개념에 해당되는 토지소유 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제를 강력하게 추진하여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만이 경제정의를 실천할 수 있고 기업투자를 이끌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고 나라의 경제가 튼튼해지며 심각한 불평등한 사회 양극화된 우리 사회가 해소됨으로써 갈등과 다툼이 없어지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라 근원적인 정책으로 이 땅에서 부동산 투기 불패신화는 영원히 추방시켜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