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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원하는 행복의 조건
장만채 前 순천대학교총장
작성 : 2021년 03월 21일(일) 16:42 가+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말이며, 부모님들이 한결같이 요구하는 조건이며, 선생님들 또한 그러하다.
행복한 교육, 행복한 학교, 행복한 학생… 모두가 원하는데, 왜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일까?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꿈을 갖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뒤에 꼭 조건을 하나 둘씩 붙이곤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영어·수학을 잘해야 하고 명문대에 진학해야 하며, 결국에는 돈을 잘 버는 직장에 취직해 부와 명예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혹시나 아이가 그런-어른의 주관적-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꿈이 부모들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일이 많다보니 아이들이 진짜 행복을 맛보는 즐거움은 점점 더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언제 행복할까? 잘하는 과목을 열심히 공부할 때일까? 시험 점수가 잘 나왔을 때일까? 경쟁 상대를 이기고 1등을 차지했을 때일까? 그럴 때는 잠깐 그 순간 조금은 만족감을 느끼거나 기쁨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그저 여러 친구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배워가며 그것을 인정받았을 때, 이들의 심장은 뛰고 얼굴빛은 가장 밝게 빛나며,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의 학구열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 행복지수 5년 연속 꼴찌라는 뼈아픈 교육문제를 안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부모세대는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직장-돈 많이 버는-을 갖는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중산층 기준은 ‘부채 없이 30평 이상 아파트를 소유, 월 급여 500만원 이상, 2000cc급 중형차 보유,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 다님’ 신기하게도 중산층이라면 갖춰야 할 기준 모두가 경제적인 조건들이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중산층의 기준을 돈으로 정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외국어를 하나 정도 할 수 있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으며,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는 사람, 그리고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나만의 요리가 있으며, 사회가 타락했을 때 공분에 결연히 참여하며,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을 중산층이라 정의한다. 영국은 ‘페어플레이를 하고,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지며,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사람, 그리고 불의, 불평등, 불법에 의연히 대처하는 사람’을 중산층이라고 한다.
행복한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국민의 가치관을 언급하는 이유는 왜 일까? 바로 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교육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미국의 중산층 기준 첫 번째는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가?’이다. 그래서 미국 학생들의 수업을 살펴보면 수업시간에 정말 활발하게 자기의 의견을 표현한다. 이는 어려서부터 자기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으며, 또한 그러한 의견을 존중받고 자랐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준은 ‘약자를 도울 줄 아는 사람이다.’ 약자를 돕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세 번째 기준으로 ‘불의를 보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을 든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요한 가치 기준이기도 하다. 그럼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는 어려서부터 경쟁 일변도로 이겨야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며 자라고, 지나친 배금주의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오죽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서)로 집을 산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을까?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올바른 가치관교육-스스로 체득하는 체험활동 중심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하는-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라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지식 중심의 교육에 대한 불안과 의문 역시 커져가고 있는 지금, 변함없는 진리,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게 바로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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