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우리 눈에 보일 때 새벽은 오고 희망도 보인다
장만채 前 순천대학교총장
작성 : 2021년 03월 14일(일) 16:35 가+가-

한 나라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은 경제이고, 미래를 만드는 힘은 교육이라고들 하는데, 교육의 미래를 성공시키는 것은 사람이다.
교육이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현재를 보다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중심에 사람을 두고 우리는 끊임없이 개선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 시대에 우리의 교육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온라인 기술인가, 수업인가, 학습인가, 훈련인가, 교육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온라인 기술을 알고 있어 접근이 용이한 교사들이 수업을 더 잘하고, 교육을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난 한 해를 보내면서 학생들이 많이 한 말은 ‘친구들이 보고 싶다. 함께 뛰놀고 싶다. 혼자 하기 힘들다. 갑갑하다.’등으로 소통과 만남을 원하는 표현이었다.
사람의 스승은 사람이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거기에 내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焉)”고 말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는 말처럼 공자에게는 선한 자도 스승이요, 불선 자도 스승이었다. 소크라테스도 인간은 인간 사회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많고, 의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옛날부터 성현들이 인(仁)을, 사랑을 혹은 자비(慈悲)를 강조한 것은 한결같이 인간관계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는 우리네 삶을 가르치려 한 것이 아닐까? 사람은 사람에게서 배우고, 사람에 의하여 사람 구실을 하게 마련이다. 어떠한 시대이든사람은 사람으로 하여 기쁘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인생에서 한 사람의 삶은 공동체 안에서, 역할에 성공하면 행복한 삶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슬픈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서로 부대끼며 부딪히는 아픔을 마다하지 않아 계절을 넘을 수 있듯이 우리 모두가 온 몸으로 서로 부딪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힘이 될 때 성공한 삶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무한한 잠재력은 다른 것들과의 부대낌, 부딪힘 속에서 커나가는 것이다. 참으로 향복한 삶을 살고 싶거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과 동시에 주변인의 소리를, 들리지 않는 마음의 소리까지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바람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스쳐가는 나뭇잎마다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파초 너른 잎을 스치는 소리, 댓잎을 스치는 소리, 후박나무 잎과 오동나무 잎을 스치는 소리 모두 각각 다르다. 하지만 서걱거리는 마른 바람소리만은 어느 나무에서도 공통으로 난다.
그처럼 우리도 서로 다른 눈으로 , 각자 다른 방향에서 자기가 원하는 곳을 바라보면서도, 밝음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빛을 향하는 것이다.
어느 날 랍비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새벽이 오는 것을 언제 아느냐?”
제자들이 답했다. “ 고양이와 양을 구별할 수 있을 때 먼동이 트는 것을 압니다.”
“무화과나무 잎과 포도나무 잎이 구별될 때 새벽이 오는 것을 압니다.”
“아니다. 모두 아니다. 이웃이 네 눈에 보일 때가 어둠이 걷히고 새벽이 오는 때이니라.”
사람이 보일 때, 그것도 네 이웃이 빛으로 떠오를 때, 우리에게 새벽은 오고,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며, 희망도 보인다. 사람들은 언제나 희망의 마음으로 빛을 향한다.
불씨 하나 없어도 환하게 밝히는 빛! 그게 사람이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혼자 빛을 내야하는 듯하지만, 누군가로 인해 내가 빛이 나기도 하고, 혹은 나 자신이 누군가의 빛이 되기도 하는 세상 속의 ‘나’ 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는 행복한 확신의 미래를 꿈꾸고, 더불어 함께해서 그 꿈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것이 교육이다. 불씨 하나 없어도 환하게 빛이 되는 희망, 사람이 바로 우리 모두에게 꾸는 꿈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
사람들은 현재까지 스스로가 살아온 만큼의 여러 경험을 지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지식과 태도뿐 아니라 행동의 변화도 만들며, 꿈을 이루기 위해 지속해서 성장해간다. 그런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가슴이 움직여야하고 가슴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터득하는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눈에 이웃이, 친구가, 사람이 보이는 새벽을 맞이하도록 함께하며 돕는 것, 그것이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