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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힘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0년 12월 30일(수) 17:03 가+가-
윌리엄 펜은 다른 백인들과는 달리 인디언들을 존중하고 늘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어느 날 인디언들이 농담했다. “펜, 자네가 원한다면 우리 땅을 모두 가져도 좋네.
하지만 하루 동안 걸어서 돌아오는 땅만 주는 걸세.” 펜은 그 말을 믿고서 다음 날 해가 떠오르자마자 걷기 시작하여 해가 떨어지자 인디언들에게로 돌아왔다. “여보게, 자네들 말대로 아침부터 걸어서 이제 돌아왔네. 약속대로 땅을 주게나.” 농담으로 말한 것이었는데 믿고 실행해 준 펜이 놀랍고 고맙기까지 하여 인디언들은 약속대로 그가 걸어서 돌아온 땅을 떼어 주었다.
결국, 윌리엄 펜은 그 땅으로 인해 펜실베이니아의 창설자가 되었고, 그 땅은 오늘날 필라델피아시 일부가 되었다. 약속은 제안한 자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 사이에 믿음이 있을 때만 이루어지고 서로에게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젊은 부부가 강을 건너다가 심한 폭풍을 만나 작은 배가 무섭게 요동치며 흔들렸다. 부인은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고 온몸을 떨며 안절부절못하였다. 반면 남편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하늘을 나는 기러기를 한가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는 조급해서 물었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풍랑인데 당신은 그렇게 자신만만해요? 무섭지 않아요?” 남편은 대답 대신 칼을 꺼내 아내의 가슴을 겨누며 “내가 이 칼을 한 번만 휘둘러도 당신은 죽을 텐데 무섭소?”라고 하자 부인은 “안 무서워요. 한 번만 휘둘러도 내 목숨을 앗아갈 만해요. 이 칼이 도적의 손안에 있다면 난 당연히 무서워하겠죠. 그러나 지금, 이 칼은 사랑하는 사람 손에 있어요. 나는 당신이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을 알아요. 그래서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라고 대답했다.
“맞았어. 당신이 방금 내게 이 풍랑이 왜 무섭지 않으냐고 물었지? 대답해 주지. 나는 이 풍랑이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손안에 있다고 믿고 있어.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내 머리카락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조금도 안 무서워.” 이 말을 들은 부인은 걱정 대신 평안한 미소를 지었다. 하나님이 자기 부부를 지키실 거라는 믿음을 가진 남편의 마음을 만났기 때문이다.
어떤 아가씨가 공부도 많이 하고 가정환경도 좋은데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언니들을 보며 결혼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에 다리 불구 총각을 보며 느닷없이 ‘내가 저 남자하고 결혼하면 저 남자가 행복해하겠지. 그러면 나도 행복할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께 결혼할 것이라고 했다. “무엇이 부족해서 다릿병신한데 시집가려고 하느냐? 절대 안 된다.” 집안 모두가 반대하며 난리가 났다. 그러나 아가씨 마음은 확고했다. ‘내가 그 사람의 다리가 되어주면 그 사람이 행복할 것이고 그 사람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거야.’ 그렇게 심한 반대로 신부 측 가족은 참석하지 않은 채 결국 두 사람은 결혼했다. 시댁 식구들도, 남편도 잘 대해주고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몇 달 후 시어머니가 “아가, 오늘부터는 네가 집안 살림을 맡아 하거라.” 하시면서 경제권을 넘겨주었다. 집에서만 지내다가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채소랑 과일이랑 생선이랑 사서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행복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화가 나 있었다. “당신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 “저녁 준비하려고 시장에 다녀왔어요.” “시장에서 누구 만나서 차 마시고 웃고 다녔어?” “누굴 만나기는요, 고등어 장사랑 채소 장사 만나서 물건 샀어요.” 그러나 남편은 거짓말한다면서 사정없이 연탄집게로 아내를 때렸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미안하다고 울며 사과하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 그날부터 부인의 마음에는 행복이 사라지고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남편은 아내가 밖에만 가면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내 아내는 순진해서 나에게 시집온 거야, 언젠가 멋진 남자를 만나면 나를 버리고 갈 거야.’ 그런 상상을 하면 견딜 수 없이 괴로워서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다시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아내가 밖에 갔다 오면 연탄집게로 사정없이 때렸다. 그리고는 잘못했다고 애원하며 매달렸다. 부인의 삶은 지옥으로 변해갔다.
결국, 부인은 남편과 시부모님을 향하여 “우리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나는 남편을 사랑했고 내가 남편의 다리가 되어주면 남편이 행복하고 그것이 내 행복이 되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나와 결혼해서 나 때문에 늘 불안하고 초조하여 더 불행해졌습니다. 나는 분명히 당신을 택했는데 당신은 왜 나를 믿지 못하나요?”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떠나갔다.
우리 삶에 믿음이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가족, 스승, 친구를 생각하면 믿음의 대상이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단어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아픔과 상처를 생각하게 하는 단어로 변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이유는 무엇일까? 믿음이 상실되어 가고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삶으로 타락되어가는 현상 때문이 아닐까?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이고 인생살이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믿음은 약속이고 실현이고 미래다. 믿음으로 절망과 실의에서 벗어나 한 해를 마무리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기를 바라본다.

프로필
전남 함평출생
『월간문학』 문학 신인상, 『한국시학』 시 당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역임
현: 국제PEN 전남지역위원회 회장 , 한국문인협회 청소년문학 진흥위원회 위원
국제아동문학작가협회 회장, 국제 크리스찬작가협회 회장
美 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美CUC 대학교 부총장(문학, 교육학, 명예철학, 명예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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