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멋진 도시가 아니다
최창일 시인.문화이미지심리학자
작성 : 2020년 11월 24일(화) 16:43 가+가-

뉴욕은 살기 좋은 도시 1위에 들어있다.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는 누구의 가늠이며, 무엇의 기준인가? 물음표를 던진다.
최근 코로나19의 여진이 더욱 그렇다. 살기 좋은 뉴욕 시민들이 병원을 가지 못해 쩔쩔 매는 모습이 더욱, 그와 같은 의문을 들게 한다. 뉴욕이라면 우리의 강남거리처럼 맨해튼이다. 초대 하여주신 목사님께서 맨해튼 투어, 2층 버스를 예약해 주셨다. 그해, 11월의 뉴욕은 살을 애이듯 추웠다. 기독교 국가답게 성탄절 트리가 맨해튼 거리가 화려 하다. 화려하다는 것은 추상적이지만. 하지만 값비싼 장식의 트리를 감상했다는 소감은 감추지 않겠다. 추위 탓인지 맨해튼 2층 버스에는 나의 일행 두 명과 또 다른 한국인 세 명뿐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세 명의 투어 객은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였다. 두 사람은 뉴욕의 교포며 한분은 하와이에 거주 교포다. 하와이에 사는 누나가 뉴욕동생 집에 여행을 왔다. 하와이 누이는 나이와 관계없이 매우 미모를 지녔다.
같은 피부색은 가까이 하라는 김구선생의 말씀처럼 한국에서 가져온 인삼사탕을 나누며 통성명을 했다. 하와이에서 온 제니라는 여성은 매우 쾌활한 성격으로 명함을 교환하며 한국에 오면 연락을 하겠고 했다. 다른 외국인의 투어 객은 추위 탓인지 맨해튼 시가지가 충충하게 보이는 1층 유리창 밖으로 구경 했다. 우리는 2층과 1층을 오갔다. 어지간히 추운 추위를 잠시잠시 달래기 위해서다.
두 시간의 투어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칼바람 추위 때문이다. 세상사 모든 것은 환경이 지배한다했던가. 세계 1위도시라는 뉴욕의 맨해튼이 추위 때문에 그리 대단한 도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차에서 내리기가 바쁘게 따뜻한 카페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스무 살 남짓의 한국인이 여성 일행이 앉아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여행지에서 한국인을 많이 만난다. 교포인지 관광 객인이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귓전으로 들리는 대화는 금방 짐작을 하게 한다.
“내가 맨해튼의 가운데 앉아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아!”
이어지는 대화는 뉴욕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감동을 한다. 그들은 뉴욕에 도착한지 10여일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나는 맨해튼의 가운데 앉아 있다는 것이 무엇이 꿈만 같다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질문을 앞에 앉은 일행이 묻는다. “뉴욕이 뭐가 그렇게 꿈만 같아요.” 상대는 순간 당황을 한다. 누구나 질문의 답은 쉽지 않다. 상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여기는 뉴욕이잖아요.” “뉴욕이 뭐가 그리 좋아요?”
질문에 언짢은 기색이 있지만 대답한다.
“뉴욕의 물건들이 한국보다 다양하고 가격이 생각보다 싸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많아 식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의 눈치가 필요하지 않아 좋아요.”
나는 그들의 대화에 그다지 신경을 쓸 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뉴욕에 꽂힌 이십대의 태도가 의문이다. 뉴욕의 물건을 말한다면 한국에서 가까운 일본이나 홍콩의 거리에서와 다르지 않다.
물론 뉴욕에는 독특한 사나이 대통령, 트럼프의 집과 건물도 있다. 프랑스가 기증했다는 자유여신상도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마주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있다. 1930년에 지어진 빌딩은 1985년에 지어진 한국의 63빌딩보다 130m 더 높다. 엠파이어 빌딩을 오르고 싶었다. 생각보다는 오르는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930년대의 건물이라지만 매우 세련된 건축양식이다. 빌딩에서 바라본 뉴욕의 거리는 낮에 카페에서 만난 20대의 젊은이가 생각이 났다.
젊은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멋진 서울의 골목을 좀 더 알도록 해라. 서태지가 즐겨 걷는다는 소격동의 오밀 한 골목을 가보아라.
얼마 전 타임지는 걷기 좋은 도시 3위에 서울을 꼽았다는 사실도 알아 두어라.
여행이 어려운 시간에 정동의 골목을 걸어보는 것은 뉴욕의 맨해튼보다 더 유익한 시간이 된다.
정동교회 옆으로 구 법원건물은 서울 미술관이 있다. 상시 전시되는 천경자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또 하나의 문화적 낭만이다.
서울은 멋진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