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0년 11월 18일(수) 16:25 가+가-

얼룩 소, 검은 소, 붉은 소 세 마리는 언제나 함께 다녔다.
사자는 그 소들을 잡아먹으려 매일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사자가 덤벼들면 셋이 한꺼번에 대항하기 때문에 잡아먹을 수가 없었다.
서로 떨어져서 풀을 뜯고 있는 틈을 타서 한 마리에게 달려들어도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김없이 두 마리의 소가 달려와서 제 동무 소를 위해 덤비기 때문에 사자는 싸우다가 돌아가곤 하였다.
그래서 사자는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루는 얼룩소가 따로 떨어져 있을 때 사자가 다가갔다. 그리고
“세 마리의 소 중에서 가장 힘센 것은 자기라고 붉은 소가 뽐내더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얼룩소는 기분이 나빴다. 지금까지 셋이 힘을 합해 적과 싸워왔고 무슨 일이든지 함께 했는데 모두 제힘으로 된 것처럼 말했다니 붉은 소가 건방지다고 생각했다.”
사자는 얼룩소에게 거짓말을 해놓고는 이번에는 붉은 소와 검은 소에게로 갔다.
“세 마리중 얼룩소가 제일 기운이 세서 다른 짐승에게 지지 않는 것도 얼룩소 때문이라고 하니 그게 참말이냐?”고 물었다.
붉은 소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얼룩소에게 따지고 덤벼들었다. 얼룩소도 붉은 소가 자기가 제 일이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화가 나서 있는 힘을 다해 덤볐다.
검은 소가 말렸지만 두 마리의 소는 뿔이 빠지도록 싸웠다. 그러나 두 마리 중 어느 편이 정말 센지 알 수가 없었다.
이날부터 세 마리의 소는 같이 놀지 않았고 힘을 합치지도 않았다.
사자는 좋아라고 뛰어다니며 사이가 멀어진 소들을 차례로 잡아먹었다.
선다 싱이라는 사람이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네팔의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날따라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는데 방향이 같아 그들은 동행자가 됐다. 살을 에는 추위와 거친 눈보라 속에서 인가를 찾기 위해 발길을 움직였지만 보이지 않았고 노인 한 사람이 눈 위에 쓰러져 있었다.
선다싱은 “우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그냥 두면 죽고 말 겁니다.”라고 제의했다. 동행자는 버럭 화를 냈다. “무슨 말이오? 이렇게 춥고 험한 길에 우리도 죽을지 모르는 판국인데 저런 노인네까지 끌고 가다가는 모두 죽게 될 거요.”
동행자의 말은 맞는 말이지만 불쌍한 노인을 그냥 두고 가면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다싱은 고민 끝에 노인을 업고 눈보라 속을 한 걸음 한 걸음씩 걷기 시작했다. 앞서서 가버린 동행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노인을 업은 선다 싱은 지치고 힘들었다.
참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선다 싱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런데 선다 싱의 몸에서 더운 기운이 발산되어서인지 등에 업힌 노인이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기고 마침내 마을에 이르렀다.
그런데 마을 입구에 한 사람이 꽁꽁 언 채로 쓰러져 있었다. 시체를 살펴본 선다 싱은 너무 놀랐다.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이다.
시력이 나쁜 코뿔소의 거친 살결에 몰려드는 새들이 있다. 이 새들은 코뿔소의 등 위에서 곤충들을 잡아먹는 대신 민감한 감지력으로 코뿔소에게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코뿔소와 곤충들은 협력하며 살아간다.
서로 도우며 공생하는 것이 자연의 질서인데 이 질서가 이기주의에 따라 파괴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공멸을 의미하는데 너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프리카 정글을 탐험한 학자들이 그곳에 사는 수많은 종류의 짐승들을 한 종류씩 없애 보는 실험을 해보았다.
먼저 새를 없애 보았다. 새소리가 들릴 때 생동감이 느껴졌는데 새소리가 없는 정글은 마치 공동묘지처럼 적막한 숲이 되어 버렸다. 다음에는 원숭이들을 쫓아내 보았다. 이가지 저 가지를 옮겨 다니며 나뭇가지를 꺾고 숲을 망가뜨리는 원숭이들인 줄 알았는데, 원숭이들이 떠난 숲은 나무들이 서로서로 엉키고 덮이면서 썩어들어 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징그러운 뱀들을 다 제거해 보았더니 천적이 없어진 쥐들이 숲에서 판치며 날뛰기 시작했다. 쥐들로 인해 해충을 잡아먹던 벌레들이 모두 없어짐으로 숲이 병들어 죽어가는 것이었다.
이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은 모든 것이 공존할 때에 건강하고 질서가 잡힌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눈에 불필요해 보이는 많은 것들이 서로에게 필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서로 돕고 공존할 때 모든 관계가 아름답도록 창조하셨다. 우리는 함께 가야 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이기주의의 종말은 끔찍하며 인류 최대의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 자신을 위해서보다 누군가를 위하고 도울 때 진정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이기주의를 선택하는데 사실은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서로 협력하고 도와 평안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