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분노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0년 11월 11일(수) 16:34 가+가-
히틀러는 명석하고, 관찰력이 깊고, 예리한 판단력과 비상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기를 조금만 거슬려도 불같이 화를 냈다. 히틀러가 2차 세계 대전 때 망한 원인은 분노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와 힘겨운 전쟁을 하면서도 일시적인 분노로 말미암아 주력부대를 빼돌려 소련을 침공하였고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했을 때 히틀러는 잠을 자고 있었다. 평소 잠을 자는 동안에는 깨우지 말라고 명령했으므로 소련군의 기갑 사단만 그쪽으로 돌린다면 상륙을 저지할 수 있음을 번연히 알면서도 부하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히틀러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연합군이 완전히 상륙하여 진지를 구축한 뒤였고 독일은 패망하게 되었다. 욕구 불만이 있고 약점이 있는 사람이 화를 잘 낸다.
악한 영의 노리개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레이 버위크 박사는 혈기나 분노를 가리켜 ‘감추어진 폭탄’이라고 말했다. 분노는 궤양, 고혈압, 편두통을 일으키며 감정적으로는 우울증과 심하면 정신이상도 일으킨다. 혈기와 분노는 전염병이고 습관이다.
화를 내면 뇌 속에서 해로운 물질이 분비되어 독물을 조금씩 조금씩 마시고 있는 것처럼 건강을 해치게 된다.
그리고 분노는 활성 산소를 생성시켜 노화를 촉진시킨다. 활성 산소는 호흡을 통해서 몸 안으로 들어간 산소가 변화한 것인데, 강렬한 노화 촉진 인자로 인식되어 있다.
항상 화만 내고 있으면 피부는 쭈글쭈글해지고 검버섯이 생기며 탄력성이 없어진다. 어린이를 심하게 꾸짖고 있는 어머니는 노화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감정을 자제하지 못해 분노를 일으켜 상대방에게 욕설을 퍼붓다가 살해당하거나 큰 부상을 당하여 인생을 파괴하는 수도 있다.
중국에서 한 남자가 자신을 버리고 아들을 데려간 부인을 향하여 분노에 차서 폭탄을 터뜨려 36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분노는 사람의 생각을 마비시키고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결국, 자신의 생명을 잃고 죄 없는 다른 사람들을 죽고 다치게 했으니 이것은 분노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다. 그러므로 노하기를 속히 하는 자는 어리석은 일을 행하게 되고 화를 잘못 다스리면 화병이 된다. 화병은 정신은 물론 육체와 생활에 심한 손상을 입힌다.
하버드대학의 캐논 박사는 화의 구름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 구름이 노신경에 모이면 눈에 핏발이 서고 얼굴이 붉게 상기되며 말을 더듬게 되는 증세가 생긴다고 했다. 또한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며 피가 위와 장기에서 심장 중추신경계 근육 등으로 역류하여 소화관의 기능이 중지되고 간에 저장되어 있던 당분이 유출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거북이는 강압적인 방법으로 목을 밖으로 끌어낼 수 없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거북이를 불 가까이 놓아 온몸에 따뜻함을 느끼면 스스로 머리를 내놓는다.
인간 사회도 똑같다.
분노나 우격다짐이 아니라 따뜻한 분위기가 선행되어야 해결이 온다.
부부가 말다툼하다가 대들며 말대답을 하는 아내를 향해 남편이 소리쳤다. ‘당장 입 닥쳐!’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내는 입을 닥친 채(?)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저 고개를 움직이거나 눈짓으로 뜻을 표현할 뿐이었다. 뒤늦게 남편은 빌며 사과를 했지만, 아내는 끝내 입을 열지 못한 채 무려 30년을 살다가 생을 마쳤다고 한다. 부부뿐만 아니라 상당수 어린이들도 부모의 분노나 언어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
‘집안의 골칫덩이, 너만 없으면 속이 편하겠다, 괜히 낳았다, 내다 버렸으면 좋겠다, 나가 죽어라, 정떨어진다, 너 때문에 내가 못 산다’ 등 화가 섞인 폭언을 퍼붓는 부모가 싫어 가출과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화가 난다고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엉망으로 일그러져 싸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징기스칸은 매를 사랑하여 사냥 때마다 데리고 다녔다. 하루는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매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자신은 목이 말라 물을 찾았다. 마침 바위틈에서 똑똑 떨어지는 샘물을 발견하여 잔에 받아 마시려고 하는데 자신의 매가 그의 손을 쳐서 잔을 땅에 떨어뜨렸다. 물을 마시려고 할 때마다 매가 방해하자 징기스칸은 몹시 화가 나서 칼로 매를 내리쳤다. 그는 죽은 매를 치우면서 바위 위를 보게 되었는데 죽은 독사의 사체가 샘물 안에서 썩고 있었다.
성급하게 화를 내는 것은 자칫 일을 그르칠 뿐 아니라 이성이 마비되어 평상시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여 싸움이 벌어지고 나중에 후회할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게 된다.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으로 화를 안고 사는 것은 독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는 타인과의 관계를 고통스럽게 하며 인생의 많은 문을 닫히게 한다.
반면 감사해서 하면 뇌 속에서 쾌감 물질이 나온다.
항상 유쾌한 기분과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고 최고로 인생을 사는 비결이다. 화를 다스릴 때 우리는 미움, 시기, 절망과 같은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며 타인과의 사이에 얽혀있는 모든 매듭을 풀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