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시장·성과 중심’으로 확 바뀐다…‘혁신 방안’ 발표
산업부, 우수 R&D 기업에 규제 일괄 면제
민간 기업 부담금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전후방 기업 함께하는 대규모 R&D 추진
기업 과제는 사업화 과점에서 기획·관리
GVC 진입 위한 글로벌 수요 연계 R&D 마련
작성 : 2020년 09월 08일(화) 16:45 가+가-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기술 공급자 중심의 R&D 시스템을 자율과 시장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8일 밝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산·학·연 전문가와 이런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비대면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시장 중심의 자율적·개방적 산업 R&D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 R&D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지만 사업화 성공 사례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소 경직돼있는 추진 방식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R&D 시스템 개편의 필요성이 더 부각됐다.
이에 산업부는 연구 자율과 책임성 강화, 시장·성과 중심의 R&D 시스템, 개방형 혁신 강화 등 3가지 전략을 기반으로 이번 R&D 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우수 기업 등에 R&D 규제를 일괄 면제하는 ‘R&D 샌드박스’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들은 연구비 집행·정산, 연구 목표, 컨소시엄 변경 등 자율성을 확보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연구 계획 변경이 거의 불가능해 시장 변화 흐름을 따라갈 수 없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기업 경영 환경을 고려해 민간 부담 비율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개편된다. 산업 연관 효과 등을 고려해 사업·과제별로 대·중견기업, 중소기업의 민간 현금 부담금을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감면해주는 식이다.
R&D 성과에 대한 평가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하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계량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정성적인 방식으로 바뀐다. 이 방식에서 평가는 연구 성과의 질에 따라 우수, 완료, 불성실수행 등 3단계로 나누어진다.
앞으로 신규 과제의 20% 이상은 전후방 기업이 협력하는 대규모·통합형 R&D로 추진된다.
이는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제품군, 산업 단위의 통합적인 성과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중견기업의 매칭 부담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총괄 기관에 목표 변경, 사업비 변경 등 자율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기술 개발 단계에 따라 공공연·대학 주관 또는 기업 주관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고 기업 R&D는 시장 수요와 사업화 역량을 중심으로 기획·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과제의 경우 기획 시 시장 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선정 평가 시에는 그간 R&D 사업화 실적을 적극 반영하게 된다. 또한 최종 평가 단계에서는 우수 연구과제의 실증·사업화를 위한 추가 연구 개발을 최대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 방식의 기업 R&D를 지원하기 위해 ‘기술혁신 전문펀드’도 만들어진다. 올해 안으로 16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하고 이후 3년간 총 5000억원 규모로 늘려 혁신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공급망(GVC) 진입을 위한 ‘글로벌 수요기업 연계 R&D’도 마련된다.
해외 기술 도입이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추가 개발을 돕는 ‘글로벌 X&D’ 사업도 새로 만들어진다. X&D는 R&D의 ‘R’(Research·연구)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혁신기법을 의미한다.
아세안 국가들과 기술 협력을 위한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는 내년 말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여기서는 기술 이전, 사업화, 공동 기술 개발 등 국가별 발전 수준을 고려해 맞춤형 기술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현재 산업 R&D의 2~3% 수준인 국제 협력 R&D 과제 비중도 2023년까지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비 정산, 지식재산권 규정 등 제도를 개선한 ‘국제협력 R&D 특례‘도 마련하기로 했다.
성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 산업은 코로나와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전례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기술 혁신 역량”이라며 “산업 R&D가 기업들이 위기를 헤치고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