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급등’ 8월 물가 0.7%↑…전셋값 17개월만에 최대
통계청 ‘2020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농축수산물 10.6% 상승…3년 만에 최대 폭
채소류 28.5%↑…2016년 11월 이후 최대치
신선식품지수 15.8%↑…2017년 1월來 최대
“재난지원금에 일부 가격↑…영향은 제한적”
작성 : 2020년 09월 02일(수) 16:39 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저유가 흐름은 지속됐지만 긴 장마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과 고교·유치원 납입금 지원 등 정책으로 인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0%대 저물가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0.7%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해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출하 감소로 채소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8.5% 상승한 원인이 가장 컸다”며 “공동주택관리비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도 일부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0.1%) 0%대로 내려앉았다.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 2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1.0%)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6% 상승하며 전체 물가의 0.81%포인트(p)를 견인했다. 2017년 8월(10.7%) 이후 3년 만에 가장 상승 폭이 크다. 특히 장마와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2016년 11월(32.9%)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28.5%나 올랐다.
고춧가루(-6.5%), 생강(-24.2%), 콩(-14.8%) 등은 가격이 내려갔으나 배추(69.8%), 고구마(56.9%), 토마토(45.4%), 호박(55.4%) 등이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도 12.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49%p 끌어올렸다.
안 심의관은 “지난 장마와 집중호우 영향은 9월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다음 태풍이 오면 채소류 가격 영향이 연장될 수 있다. 지금도 태풍이 오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돼지고기(16.2%), 국산 쇠고기(9.5%) 등의 상승으로 축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10.2%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정 내 소비와 휴가철 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등어(13.7%), 명태(13.7%) 등의 영향으로 수산물 가격도 6.4%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4% 하락했다. 내구재(0.6%)와 햄 및 베이컨(7.0%) 등 가공식품은 1.4% 올랐으나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8.7%), 경유(-13.7%), 등유(-14.1%) 등 석유류가 10.0%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과 연동하는 도시가스(-10.3%)와 지역 난방비(-2.6%) 등 가격이 인하하면서 전기·수도·가스도 전년 동월 대비 4.4%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0.3% 상승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책 등으로 고등학교납입금(-67.9%) 등 공공서비스는 1.8%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1.1% 상승했으나 이 중 외식 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공동주택관리비(5.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1.5% 올랐다.
집세 상승률은 0.3%로 2018년 10월(0.4%)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전세는 2019년 3월(0.5%) 이후 최대 폭인 0.4% 상승했다. 월세는 2017년 2월(0.3%) 이후 최대 상승 폭인 0.2%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0.5%로 지난 4월(0.3%) 이후 4개월 만에 플러스(+)를 보였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나 상승했다. 2017년 1월(15.9%)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신선채소는 전년보다 28.6%나 올랐다. 2016년 11월(33.4%)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신선어개와 신선과실은 1년 전보다 각각 7.3%, 7.2%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상승했지만, 지난 7월(1.0%) 이후 1년1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1.1%) 이후 1년6개월째 0%대를 유지 중이다.
안 심의관은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와 관련해 “재난지원금이 5~6월 90% 소진되면서 돼지고기, 쇠고기 등 일부 품목 가격 상승 영향이 있었다”면서 “물가는 후행지표기 때문에 음식 서비스, 외식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0.5% 상승에 그친 것을 보니 재난지원금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9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9월 소비자물가는 태풍 등 기후 여건 및 향후 코로나19 전개 양상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2학기 고교 무상교육 및 무상 급식 추가 확대, 유류세 인하 기저효과 종료 등은 물가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는 소비자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핵심 성수품의 경우 필요시 공급량 확대 등 수급 불안 방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