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범죄인 인도법’ 무기연기… 홍콩 위기의 ‘일국양제’

대규모 시위에 대한 선제 대응 … 홍콩 시민 투쟁, 일단 결실
“겸허한 마음으로 비판 수용… 최근 혼란에 슬픔과 후회 느껴”
작성 : 2019년 06월 16일(일) 17:25 가+가-
홍콩 정부가 대규모 시위사태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무기한 중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9SCMP)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의 다양한 우려를 반영해 법죄인 인도법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개정안을 완전히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대한 홍콩인의 대규모 반대시위 사태는 중국 정부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빠르게 밀어붙여온 ‘중국화’에 대한 홍콩인들의 거부감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지만 중국과 영국의 합의에 따라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정치, 입법, 사법체제의 독립성을 보장 받고 있지만, 최근들어 홍콩인들 사이에서는 이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홍콩 정부가 추진해온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홍콩 행정부와 사법부가 법적 감독 없이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된다.
홍콩은 영국, 미국 등 20개국과 인도 조약을 체결했지만 중국과는 반환 이후에도 맺지 않고 있다. 중국 사법제도의 불투명성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박탈될 것이라는 우려,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홍콩내 반중인사 또는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송환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남성이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홍콩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홍콩 당국은 이를 명분 삼아 지난 2월부터 법 개정을 밀어붙여왔다. 홍콩의 경제적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재계의 반발에 탈세 등 경제 관련 범죄 9종을 인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빼면 형사 용의자는 물론 정치범도 중국 본토에 인도돼 일국양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은 개념치 않는 모양새이다.
지난 9일 홍콩 전체 인구 744만명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103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열렸지만, 람 행정장관은 이틀 뒤인 6월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안에 인권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겠다면서도 홍콩에 정의를 세우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람 장관은 2014년 9월부터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진행된 이른바 ‘우산 시위’ 때 당시 정무사장(총리격)으로 학생 시위 지도부를 강경 진압해 중국이 낙점한 인물이다. 행정장관 선거는 친중 기득권층으로 꾸려진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투표와 중국 중앙정부 승인을 거쳐 선출된다.
입법회도 친중 성향인 건제파(建制派)가 의원 정수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개정안 강행에 걸림돌은 없다. 앤드루 렁 입법회 의장도 지난 11일 정부의 요청에 따라 향후 개정안과 관련해 61시간의 심의 시간만 부과하고, 심의가 끝나는 20일 표결을 하겠다며 럼 장관에 힘을 실었다.




편집팀 기사 더보기

tdh1234@naver.com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