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마지막 용의자 석방… ‘김정남 암살’ 미궁?
처음부터 北과 거리뒀던 수사… 예견됐던 결과
北-관계국들 관계회복 나서… 외교적 해결 수순
‘김한솔 구출’ 자유조선, 향후 사건 향방 변수
작성 : 2019년 04월 28일(일) 17:36 가+가-

이른바 ‘김정남 암살 사건’의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석방된다. 지난 3월11일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 시티 아이샤 석방에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이 신병을 확보한 마지막 용의자까지 풀려난 것이다. 말레이시아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했던 살인 혐의 기소를 취하하고 상해죄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김정남 암살 사건’은 이대로 조용히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지난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에서 대낮에 발생한 살인 사건은 국제적으로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 사건 사망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씨라는 점은 이 사건이 북한 지도층의 지시로 치밀하게 계획된 ‘암살’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김씨는 일찍부터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나 해외 유랑 생활을 했지만, 족보로 따지면 엄연히 김일성 주석의 직계장손이다. 그의 어머니 성혜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부인이었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셋째 부인 고용희 사이에서 형 김정철 이후 태어난 둘째아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김씨에 대해 이른바 ‘정통성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나왔다. 이와 관련, 김씨는 생전인 2012년 이미 한차례 암살시도를 모면했으며 같은 해 4월 김 위원장에게 “도망갈 곳은 자살 뿐”이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말레이시아 김정남 암살 사건 배후에 김 위원장을 위시한 북한 지도부가 있다는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각은 드물다.
그러나 김정남 암살 사건 수사는 초반부터 북한 지도부와 동떨어진 모양새로 진행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신병을 확보한 도안 티 흐엉과 시티 아이샤는 각각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이었고,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도주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당국은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했던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을 증거부족을 이유로 3월3일 석방, 북한으로 추방했다. 이후 김씨 아들인 김한솔이 유튜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 “내 아버지가 며칠 전 피살됐다”고 밝혔지만, 이 시점엔 이미 신병이 확보된 북한 관련 인물은 한 명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체포·구속된 흐엉과 아이샤는 김씨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자신들은 리얼리티TV쇼를 찍는 줄 알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북한 용의자들이 도주 또는 추방으로 재판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증명할 방법은 당사자인 흐엉과 아이샤의 진술 외엔 없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직후 전통적으로 우방 관계였던 북한과 베트남의 외교관계는 단교까지 거론될 정도로 취약해졌다. 북한이 베트남 국적자를 암살범죄에 이용했을 가능성에 베트남 내부의 대북 여론은 심각하게 악화됐다. 사건 발생국인 말레이시아는 같은 해 4월 평양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 사실상 외교단절 조치를 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년이 경과한 현재 관련국들은 서서히 관계회복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11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자국을 방문해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비공식 사과를 한 것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을 국빈급으로 초청하고 자국에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며 북한과 우방관계를 회복했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었던 말레이시아에서도 올해 들어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평양주재 대사관 재운영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북한과의 화해 무드가 조금씩 조성되는 분위기다.




편집팀 기사 더보기

tdh1234@naver.com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