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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산과 님 웨일스의 아리랑

김철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9년 03월 24일(일) 16:16 가+가-
1907년 9월21일 미국 유타 주에서 출생한 저널리스트인 헬렌 포스터 스노는 님 웨일스(Nym Wales)는 필명으로 활동하여 알려진 사람이다. 그녀는 남편인 에드거 스노와 함께 1930년대 격동기의 중국 혁명가들을 취재하여 저서를 남겼다. 특히 옌안에서 조선인 독립운동가 김 산을 취재하여 남긴 《아리랑》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 출생으로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1932년 마오쩌둥에 대한 저술 『중국의 붉은 별』 로 유명한 에드거 스노우를 만나 결혼하여 부부가 중국 각지를 보도여행하기를 16년 동안이나 계속했고 특히 김 산(본명:張志樂) 의 전기 《아리랑》1941을 통해 일본식민 지배와 조선민족독립운동을 알리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독립운동가 김 산과 님 웨일스의 만남은 김 산이 33살의 나이로 감옥에서 처형되기 1년 전인 1937년이었다. 님 웨일스는 ‘아리랑’ 서문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아리랑은 1941년 출간됐다.
당시 조선에 관한 최신 서적으로는 아리랑이 유일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측근들은 나의 글을 주의 깊게 읽었고 대통령에게 자세히 보고를 올렸다고 알려왔다. 후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서한을 보내 나의 글을 통해 조선에 관해 알게 됐다고 고마워하며 시간을 내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일제의 쇠사슬에서 해방되는 조국을 꿈꾸며 중국 혁명의 대열에 뛰어들었다가 반혁명 죄와 간첩죄 누명을 쓰고 33세의 젊은 나이로 처형된 비운의 독립운동가 김 산, 그는 중국 혁명에 기대어 조국 독립을 이루려했던 그의 목숨 건 투쟁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의 삶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던 한국의 존재를 미국 대통령에게 깊이 각인시켰다. 항일 투쟁을 했던 독립투사들은 그렇게 피로, 죽음으로 조국해방의 밀알이 되어갔던 것이다. 1910년 한?일 병탄 이후 일제의 지배를 받은 한국은 세계로부터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당시 미국의 최고위층에서는 한국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 등 미국 지도층이 아는 한국관련 서적은 님 웨일스의 ‘아리랑의 노래’와 미국인 선교사가 쓴 선교보고서 책 정도가 전부였다. 대신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은 차고 넘쳤다. 따라서 한국은 일제가 당연히 통치하는 미개한 민족정도로 치부될 수 있었다.
만약 중국의 만주지방과 상하이, 시베리아, 연해주 등 곳곳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며 대한민국의 존재를 알린 독립투사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꿈에도 그리던 1945년 광복을 맞이하지 못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상하이 푸단대 역사학과 쑨커즈 교수는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았다면 강대국들은 한국이 부당한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일본이 패망할 때 한국을 그대로 지배하고 나머지만 반환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 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했다. 가족들이 겪는 고초도 말이 아니었다. 전남 함평출신의 일강 김 철 선생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 재산을 형제들의 동의를 얻어 다 처분한 뒤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떠났다. 고향에는 갓 시집 온 아내가 있었지만 상하이로 떠난 남편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일제의 압 잡이들이 집요하게 괴롭혔다. 김 철 선생의 아내는 남편을 찾아 중국으로 가 임시정부가 거쳐간 항저우 청태 제2여관에서 남편인 일강 김 철 선생을 만났지만 오로지 조국광복의 일념에 목숨 건 남편은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몸을 바쳤으니 더 이상 찾지도 말고 기다리지도 말라”는 말뿐이었다. 부인은 이 말을 듣고 국내로 돌아와 “남편이 가족들에 대한 걱정하지 않고 오직 독립운동에 전념토록 하려면 먼저 죽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한 후 집 뒤에 있던 커더란 소나무에 몸을 매 숨졌고 그 소나무는 ‘단심송’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중국에서 상하이 임시정부의 운영을 도맡아 꾸리던 일강 김 철 선생은 1934년 청태여관 구석진 방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다가 폐렴에 걸려 조국의 해방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다. 이렇듯 각 계 각층에서 혼을 불사르고 목숨을 불살라 이 땅의 밀알이 된 독립투사들의 정신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는 기미독립운동 100주년을 대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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