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춘분(春分)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있는 절기로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으므로 춘분이라 한다.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는다.
봄이 다가오면서 농부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들녘에는 논ㆍ밭두렁 태우기와 쓰레기 소각 등으로 올해 농사를 준비하지만 자칫 바람으로 인하여 인근 야산이나 민가, 문화재시설 등으로 비화, 확대되어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산림보호법에 의거 산림이나 산림인접 지역에서 불을 피우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과실로 산불을 내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논ㆍ밭두렁을 태우는 행위는 사실 병해충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됐다. 농촌진흥청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논ㆍ밭두렁 태우기는 도열병, 흰잎마른병, 애멸구, 벼물바구미 등의 병해충에 방제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병해충의 천적인 거미, 톡톡이 등 이로운 벌레가 오히려 많이 죽어 병해충 발생이 증가된다고 한다.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고 톡톡이는 풀잎을 분해해 지력을 높여주는데 불을 지르면 이 벌레들까지 죽이는 셈이 되는 것이다.
특히 잡초에 발생한 도열병은 벼에는 전염성이 없어 논두렁을 태워도 거의 효과가 없고 흰잎마름병균은 주로 수로에 서식해 논두렁 태우기와 사실상 관련이 없다.
또 벼물바구미는 야산의 낙엽이나 땅속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논두렁을 태워도 효과가 거의 없다. 논밭을 태우고 60일이 지나야 생태계가 원래 상태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70일이 지나야 복원되고 이로운 벌레의 회복은 이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된다.
볏짚 등 농산부산물은 태우지 말고 2, 3등분하여 깊이갈이를 실시하거나,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여 유기물을 보충 하도록 하고, 뿌리가 있는 어린 식물을 기르는 육묘(育苗)에 살충제를 처리해서 이앙하면 해충 방제를 할 수 있다.
한번 훼손된 산림은 토양이 나무를 다시 키울 수 있게 되는 데는 2~4년이 걸리며 생태계 원상복원까지는 50~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무턱대고 해충을 잡으려고 우리 소중한 숲을 해치기보다 그동안 잘 가꿔온 우리 숲과 맑고 깨끗한 자연까지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