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구정 연휴를 보냈다.
새해를 여는 복된 한해를 기원하는 덕담들이 쌓였다.
지난해 잊혀져가는 사건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상큼한 새해를 맞을까 생각하는 중 임세원씨의 희생이 떠올랐다.
임세원씨, 벌써 그가 누구인지 잊혀졌을 터, 그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과의사였다.
오래지 않아 그가 치료하는 환자의 칼에 찔려 숨진 사람, 참으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1971년생, 47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두아들 고2, 초2 가족을 두고 떠났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억울한 죽음 앞에 세상을 원망하고 살해자인 범인에게 한을 품어도 모자랄 유가족들의 품격에 머리가 숙여지며 우리 사는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 보았다.
내로 남들을 앞세워 남을 탓하기에 여념이 없는 세상, 내편이 아니면 상대방을 헐뜯고 흠집내고 쓰러뜨리고 짓밟고 자신이 서야만 승리자가 되는 줄 아는 세상, 스스로를 개발하고 성숙하려는 의지는 사라지고 어떻게든 경쟁자가 쓰러지고 망해야만 속시원하고 그렇게하여 자신이 우뚝서고자 하는 세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살피고 싸안는 역지사지는 사라진지가 오래인 것 같다.
특히 나라의 품격이라할 정치권은 한마디로 아귀다툼이다.
그러나 임세원 교수의 가족들은 달랐다. 남 탓 않고 절제된 슬픔을 보여주었다.
유족 입장에서 병원과 정부를 탓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마디도 그러질 않았다.
환자와 의료진을 걱정했고 제도보완을 촉구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발인을 앞둔 날 놀랍게도 조의금 기부를 결정했다. 절반은 병원의 의료진 안전환경을 조성하는데, 절반은 임교수가 평소 매진한 자살 예방사업과 우울증 개선사업에 써달라고 했단다.
고인의 어머니는 마지막 모습을 보는 장지에서 결코 범인을 원망하지 않았다.
“우리 아들 세원이 바르게 살아줘서 고마워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로 고인이 된 아들을 위로 했다고 전해진다.
유족을 대표한 여동생 임세희씨는 유족을 대표해 “가족의 자랑인 임세원 교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을 보장하고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억울한 죽음에 대한 분노는 찾아볼 수 없고 의료진 안전과 환자 치료를 앞세웠다.
모두가 복된 새해, 나라와 개인, 조직체들이 복된 새해를 여는 일은 사고의 전환으로만 가능한 일이라는 결론을 얻게 해준 임세원 교수의 희생 앞의 유가족들 품격이다.
역사적인 북미 2차 회담이 장소는 베트남으로, 날짜는 2월 27일, 28일로 발표되었으나 회담의 성공을 두고 불안해하는 세력들이 이나라에 존재한다.
정부나 여권 정치권이 힘을 얻고 국민 지지율이 높아지고 자신들이 밀려날 우려에서다.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패자에게 위로를 보내는 풍토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어떤 동력으로 나라 안팎의 산재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을까….
요즘 스마트폰을 켜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을 헐뜯는 악의적인 표현들로 가득하다.
누가보아도 가짜 뉴스인 내용을 거침없이 쏟아 놓는다.
못된 생각들, 허황한 생각들인 줄 뻔히 알면서도 열에 하나 행여라도… 하는 생각들이 끼어든다.
소득 격차가 심화 되고, 기업경영은 어려워지고, 따라서 경제는 어둡고,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은 암담한 현실에서 욕하고, 원망하고, 헐뜯고, 넘어뜨리기를 일삼는다면 나라꼴은 어떻고 우리의 삶은 어찌되겠는가?
복된 새해는 덕담으로만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사고의 전환을 통해 불편한 상대를 끌어 안고, 비록 적이라 할지라도 아량을 베풀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주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심지어 남북관계가 진전되어가는 것도 불편해하는 세력들이 존재함은 실로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다.
사고의 전환으로 미래지향적 새해를 열어가는 지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