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가 올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처우개선비를 국고 전입금이 아닌 교육청의 주요 재원인 교육세로 분담토록 결정해 광주와 전남에서만 매년 50억원 가량이 실질 교육예산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3일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연말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올해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713억원을 국고인 일반회계 전입금이 아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에서 부담토록 결정했다.
내국세의 20.27%와 목적세인 교육세 전액으로 이뤄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부 관할 교육기관인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위해 쓰여지는 돈으로, 보건복지부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은 중앙정부가 국고로 책임진다는 원칙에 위배된 셈이다.
정부와 국회의 기습적인 예산 떠넘기기로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 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어린이집 교사 처우개선비는 광주가 20억원, 전남이 29억원 등 연간 50억원에 육박한다.
보건복지부가 국고로 직접 지급해야 할 비용을 교육청 예산으로 분담하는 구조여서 그만큼 교육활동비와 환경개선비 등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방침이 매년 되풀이 될 경우 교육청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도교육감들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7일 공동 성명을 통해 “국고가 아닌 교육세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지원하면 시·도교육청에 돌아가야 할 재원(보통교부금)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교육세는 교육재정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키 위한 조세로, 국가 예산배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육예산 삭감을 막고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 시설 확충과 교원 처우개선 재원 확보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국회·정부는 어린이집 교사 처우개선비를 보건복지부 국고로 편성해 지자체에 직접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100’이라는 예산이 책정됐는데, 출산율 감소로 유치원 입학생이 줄어든다는 이유 등으로 ‘80’만 유치원에 쓰고 나머지는 어린이집 처우개선비로 돌려 사용하라는 식”이라며 “결과적으로는 교부세 재원 감소로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이 정부와 국회 방침에 반발해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추경에 편성하지 않고 지급되는 예산를 전액 반납할 경우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처우개선비를 받을 수 있게 돼 이 과정에서 갈등과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지원금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에 빚어졌던 2015년과 2016년 ‘보육 대란’이 재현되는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송창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