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시인이 로마에 간 것은 여행일까?
관광일까? 도대체 여행은 무엇이고 관광은 무엇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잘도 다닌 해외 나들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을 한 달간 떠돌면서 갖는 의문이었다.
여행(旅行)의 어원은 프랑스 단어인 ‘travail’에서 기원한 ‘일하다’는 의미다.
여행의 단어는 14세기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테면 여행은 좀 더 느리고 위험한 것. 무역이나 이민 같은 것을 여행에 속한다. 김구선생을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만주에서 말을 타고 목숨을 건 생활들이 모두 여행이다. 콜럼버스가 1492년 영국에서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탐험도 여행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여행가로는 콜럼버스를 꼽기도 한다.
가장 이른 수도자 여행자로는 석가모니다. 석가는 보리수나무 밑에 앉았다.
여행은 그의 삶의 목적을 찾게 해 주었고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여행은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관광(觀光)은 영리 목적이 아닌 휴양이나 기분 전환, 또는 자기 개발을 위한 일시적인 이동을 말한다. 관광은 농경시대 이전부터 좋은 삶의 터전을 찾아 이동하던 원시인의 본능적인 행동으로부터 시작 됐다. 15세기 이후 신대륙의 발견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 대한 지리적 호기심과 기계 발달에 의한 노동시간이 감소되어 근대적인 의미로 바뀌게 되었다. 좀 더 쉽게 접근하면 세탁기, 청소기라는 편리한 기계의 등장으로 집안일이 줄어들며 관광의 시간이 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여행과 관광의 어원을 접근하다 보니 로마인의 이야기가 늦어지고 말았다.
C시인의 이탈리아 로마 관광은 여러 가지 선입견이 있었다. 성탄절과 부활절이 되면 로마 광장의 성도들에게 교황은 베란다에서 성탄 매세지를 전한다.
추위에도 수많은 성도들이 교황의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을 하는 장면들.
아기 예수를 않고 있는 마리아 동상.
모두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환상들을 목격하고 기록하고 싶은 것들이다.
허나 로마의 첫 인상은 매우 착잡했다. 광장에 마주친 반신불수의 걸인. 세계에서 신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교황이 사는 로마에도 서울동묘에서 마주친 초라하고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걸인이 첫 시선으로 다가왔다. 교황께서 매세지를 전하는 베란다는 겨우 두 사람이 서있을 만한 자그마한 우리 집 베란다가 아닌가! 물론 크기가 신(神)과 밀접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번 관광은 C시인에게는 각별한 관광이기도 했다. 플로리스트마이스터이며 조경마이스터인 방식 회장과의 동행 관광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방식 회장님 제자 45명과 동행 관광이었다. 버스 한 대로 그야 말로 ‘어화둥둥’ 관광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관광과 여행의 절충 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구체적이다. 방 회장은 여행과 관광의 차이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식물학자다. 가는 곳의 꽃과 나무를 살피고 학생들에게 설명을 한다. 어찌 보면 교육의 일환이다. 전공인 나무와 꽃들을 일일이 관찰하는 것은 여행일 것이다.
로마에서 만난 소나무를 사진에 담고 스케치 한다. 새벽에는 8만2천 그루가 있다는 소나무아래서 솔방을 채집하기도 한다. 로마거리에서 솔방울을 채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로마 시(市)는 소나무에 정성을 들인다. 소나무 형태는 마치 버섯과 같은 모양으로 20미터에 달한다. 그러기에 소나무아래는 솔방울이 없다. 새벽이면 물을 주고 관리인들이 철저하게 살펴 나가기 때문이다.
레스피기 음악교수가 1924년에 작곡한 <로마의 소나무>는 널리 사랑받는 곡이다. 로마에는 <로마의 분수>라는 음악이 있다. 음악의 정신세계라고 할 정도의 깊어진 음악이다. 그런데 <로마의 소나무>는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로마에는 교황도 살고 있지만 로마인이 자랑으로 여기는 8만 2천 그루의 소나무와 음악이 있다. 솔방울의 크기는 한국의 소나무 솔방울 다섯 개의 크기다. 방식 회장은 호텔 정원의 숲속에서 어렵사리 솔방울 세 개를 주었다.
그중 한 개를 C시인에게 주었다. C시인은 중절모 가운데에 휴지와 옷으로 조심스럽게 포장, 한국으로 공수하는데 성공하였다. 그것은 로마 교황의 선물로 생각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