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부터 석유 생산량을 일평균 50만 배럴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참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 오는 12월부터 일평균 50만 배럴의 감산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이 일평균 100만 배럴을 증산하기 시작한지 5개월 만에 단독 행동에 나섰다. 당시에는 미국의 이란 제재를 앞두고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지만 유가가 10월 중순부터 오히려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3일 배럴당 86.29 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9일 70.18 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0월 3일 배럴당 76.41 달러에서 60.19 달러까지 내려갔다.
미국, 사우디,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이란 제재를 의식해 생산량을 급격히 늘린 것이 오히려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16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석유 재고는 7주 연속 증가했다. 또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1067만 배럴로 30년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생산량도 하루 1140만 배럴로 늘어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 세웠던 생산 기록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소 100만 배럴의 감산이 있어야 에너지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공급 과잉과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오는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175차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내년 이후 국제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들은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감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은 11일 회의를 마친 뒤 “2019년에 공급 과잉이 있을 것이라는데 대한 공감이 있는 상황”이라며 12월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생산량 축소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