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철도 연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차관급 회의가 26일 개최됐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김정렬 국토교통부 차관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을 각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한 3대3 철도협력 분과회의 전체회의를 개시했다.
남측에서는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손명수 국토부 철도국장이, 북측에서는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과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이 각 대표로 참여했다.
북측 단장인 김 부상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만나기까지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러나 북남 철도협력 사업에서는 쌍방의 마음과 의지는 변함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줄기 궤도에 곡선이 있을 수 있지만 민족이 동맥을 하나로 이어나가는 쌍방의 마음과 의지에는 곡선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어 “판문점선언에서 동·서해 철도를 연결하고, 현대화하고, 활용할 데 대한 문제가 제시된 것은 북남 철도협력 사업에서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는 거창한 전개도라고 생각한다”며 “경제 사업에서 철도는 경제의 선행관이라고 말하고, 또 북남 철도협력 사업이 견인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영예롭게 책임적인 사업을 쌍방이 지혜와 힘을 합쳐 함께 나가게 되면 민족 앞에, 겨레 앞에 좋은 감정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 차관은 “우리나라 앞으로의 역사,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아주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며 “오늘 단비가 흠뻑 내리고 강물도 불어나고 그래서 남북 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오늘 회의도 아마 철도 연결에 대해, 또 철도 현대화에 대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북측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전체회의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측의 의견을 물었으나 남측에서 회의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할 것을 제안,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전체회의는 65분간 진행됐다. 남북은 모두발언에 이어 철도협력과 관련한 상호 입장을 교환했다. 이어 양측은 개별 검토 시간을 가진 후 낮 12시35분부터 오후 1시8분까지 33분에 걸쳐 2대2 대표접촉을 가졌다. 남측에서는 이 국장과 손 국장이, 북측에서는 계 부국장과 김 부국장이 참여했다.
북측 대표단은 2대2 대표접촉 종결 후 개별 오찬을 진행하기 위해 북측으로 넘어갔다. 남북은 오후 2시30분 평화의집에서 다시 접촉할 예정이다.
오후 1시30분께 북측으로 돌아가던 김 부상은 자유의집 로비에서 ‘오전에 결정된 사항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남측에 물어보시라”고 답했으며, 오후 협의를 어떻게 진행할 건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갔다.
남북은 이날 분과회의에서 향후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실태조사 방식과 일정 등에 관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사회 대북제재 등의 영향으로 이날 회의에서 당장의 사업 계획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김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출발에 앞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당장은) 제재로 한계가 있다”며 “제재가 풀리고 나면 할 수 있는, 연구·조사하고 준비할 사안이 있다. 그런 점들을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은 2007년 10·4선언 채택 후 철도 실태조사를 시작했으나 이후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만큼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 후 한반도 신경제공동체를 구상하며 그 핵심으로 남북 철도 연결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리고 4·27 판문점선언에 남북 간 철도 연결 및 현대화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부산에서 원산과 나선을 거쳐 러시아까지 이어지는 환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전라도와 수도권을 지나 개성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까지 이어지는 환서해권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 가로지르는 접경지역 환경·관광벨트 등 3대 경제벨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