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중으로 핵실험장을 폐쇄하면서 이를 한·미 언론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춘추관에서 지난 27일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의 추가 합의사항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김 위원장은 핵 실험장을 5월 중에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초청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 무력 도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를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풍계리 핵 실험장은 일부 갱도가 붕괴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6차례의 핵 실험을 통해 이미 노후화된 곳이어서 북한의 폐쇄 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일부에는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하겠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조선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 않겠다. 한민족이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사용은 없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갖고 어렵게 살겠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밝힌 북부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의 구체적인 초청 시점은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및 대외 공개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한 핵의 검증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북부 핵실험장의 추가 갱도 2개가 모두 풍계리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풍계리 외 북한에 있는 핵실험장) 전체를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이미 못 쓰게 된 핵실험장을 폐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그렇지 않고, 아직 안 쓰고 있는 갱도 2개가 더 있다’는 말을 김 위원장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갱도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북부핵실험장이라고 했는데 저희는 풍계리라고 해석하고 있다. 용어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이 고위관계자는 핵실험장 폐쇄 시기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5월이라고 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전에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제 핵실험장 폐쇄에 대한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몇 차례 얘기가 오고간 것으로 안다”면서 “그 얘기가 처음 나온 건 오전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에서 핵실험장 폐쇄의 대외 공개 합의 사실에 대한 언급 여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주변국 정상에게도 그런 내용들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