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판문점에서 진행 중인 남북고위급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외교·안보 이슈 가운데서도 남북고위급회담 상황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늘 예정된 현안 3개 모두 경중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한결같이 중요하다”면서도 “그 중에서 특히 남북고위급 회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은 통일부 주관의 남북고위급회담과 외교부 주관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문재인 대통령 예방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예정된 현안들은 향후 남·북, 한·일, 한·UAE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같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그 중에서도 남북관계의 분수령으로 평가받는 이날 회담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날 오전 10시 남북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는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가 진행 중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 측 대표단 5명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수석대표로 한 북측 대표단 5명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는 과거 국가안보실이 전면에서 남북대화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에는 통일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 대표단으로 꾸려졌다.
이를 두고 앞으로 남북 문제의 주도권을 통일부에 쥐어주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가 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을 실행에 옮길 핵심 주무부처라는 점에서 조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협상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으면서 상황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판문점 우리 측 건물인 평화의집은 CC(폐쇄회로)TV를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회담장 영상이 실시간 중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문 대통령이 지켜볼 수만은 없다”면서 “국가안보실에서 상황 체크를 하면서 중요한 부분은 문 대통령에게 별도로 보고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