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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희롱 소문유포자도 처벌… 기관장 사건처리 강화
정부 합동 ‘공공부문 성희롱 방지 대책’ 발표
국가기관 및 지자체 등 1만7211개 기관 대상
성희롱 과실 심한 공무원엔 무조건 ‘중징계’
작성 : 2017년 11월 28일(화) 17:18 가+가-
정부가 공공기관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해 주무 부처와 기관장의 책임을 강화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소문 유포자까지 제재키로 했다. 또 여성과 비정규직 등 조직내 약자들이 사건 발생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사이버 신고센터’를 설치한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공부문 성희롱 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발표했다.
양성평등기본법상 성희롱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및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느끼게 하는 행위 ▲성적 언동이나 요구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응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조직 내부 시스템과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최근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장애인고용공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공공기관에서 간부의 성희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데다 2차 피해로 이어지면서 마련된 대책이다. 적용 대상은 국가기관과 지자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이달 기준으로 전국의 1만7211개 기관이다.
우선 공공기관의 기관장이나 임원급 고위직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하면 해당 기관의 상급기관인 주무 부·처·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사건처리를 지휘·감독한다.
그동안 여성가족부에만 제출했던 사건 조치 결과 포함 ‘성희롱 재발방지대책’도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성희롱 사건 발생 직후 상급기관에 의무 제출해야 한다.
성희롱 방지조치를 제대로 못 한 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정부는 공공기관 감사때 ‘성희롱 방지조치’ 사항을 점검하고 공기업과 준정부 경영실적 평가 때 윤리경영 평가를 강화한다.
이번 대책에선 성희롱 피해 신고 활성화와 2차 피해 방지도 눈에 띈다.
2015년 여가부의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의 9.6%, 20대의 7.7%, 30대의 7.5%, 비정규직의 8.4% 등이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 피해를 입고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위치의 노동자들이다.
이에 정부는 기존 고충상담창구뿐만 아니라 기관내 전산망을 활용한 ‘사이버 신고센터’ 설치를 추진한다. 피해자 상담·신고처와 지원절차, 기관장 책임 및 사건처리 절차 등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성희롱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눈에 띄는 장소에 상시 게시토록 했다.
공공기관은 성희롱 피해자가 요청하면 배치전환과 휴가 사용 등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고 소문 유포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해야 한다. 성희롱 피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비난과 사건공개, 소문 유포,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사건이 은폐·축소되지 않도록 모든 상담·조사 과정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피해자 및 신고자 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다. 이를 어겼을 땐 현행 법률에 따라 기관장에게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한다.
조직내에서 도움을 받기 어려운 용역 노동자 보호를 위해 ‘용역노동자 노동조건 보호 지침’이나 설명자료에 성희롱 방지조치 관련 사항을 반영한다.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한층 강화한다.
정부는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지방공무원징계규칙’ ‘군인징계령 시행규칙’ 등을 개정해 공무원의 성희롱 징계양정 기준을 높인다. 현행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에선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나 중과실인 성희롱’의 경우 최하 경징계인 감봉 처분까지 가능한데, 하한선을 중징계인 강등·정직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직원의 인사제재도 공무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적용토록 전 부처를 독려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의 성 비위 사건 징계결과는 인사 및 성과평가에 반영돼 인사고과 등 평가 때 최하 점수를 받거나 인센티브 지급이 제한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고용노동부, 검·경, 법원, 감사원 등 성희롱 사건 확인·조사 기관은 사건에 대한 은폐나 추가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즉시 여가부에 통보토록 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여가부는 성희롱 사건 대응 절차부터 대응 수준까지 판단할 수 있는 사건처리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하고 기관장과 피해 상담 및 사건조사 담당자 대상 특화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기관 내 성희롱 고충상담원은 신규지정 시 관련 전문교육을 3개월 이내 이수해야 한다.
인턴과 신입, 비정규직 등 피해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콘텐츠도 개발한다.
성희롱 포함 폭력예방교육에 기관장이 불참하거나 고위직 이수율이 50% 미만인 기관은 ‘부진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관은 관리자 특별교육과 예방교육 이행계획서 제출은 물론 언론에 기관명이 공표된다. 교육실적 미제출이나 허위제출 기관엔 현장점검과 컨설팅이 이뤄진다.
끝으로 성희롱 실태조사를 확대하고 국민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여가부는 2019년까지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 전체(이달 기준 4946개)를 상대로 특별 전수조사를 단계 실시한다. 내년도 성희롱 실태조사(3년 주기)에선 조사대상을 소규모 기관으로까지 확대한다.
고용부는 이런 성희롱 방지 대책이 민간으로 퍼질 수 있도록 일반 직장인 대상 자가진단도구 모바일 앱을 보급한다.
이같은 대책 추진을 위해 정부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성희롱 예방지침 표준안’ ‘폭력예방교육 운영 지침’ ‘양성평등기본법 및 시행령’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등을 개정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정부는 2차 피해 등으로 오히려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점검 등을 실시하여 공공부문부터 선도적으로 성희롱 방지와 인식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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