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고 북한 핵 리스크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외여행은 크게 늘어나면서 여행수지가 악화됐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서비스수지는 3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28억1000만달러 적자)이나 지난해 7월(15억8000만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역대 2위 적자 규모다. 가장 많았던 것은 지난 1월 33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특히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7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08년 7월 16억5000만달러 적자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이후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자 다른 나라의 외국인 관광객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노충식 금융통계부장은 “7월 중 일본이 전년 동기 대비 8.3%, 유럽은 4.1% 감소했다”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럽 관광객이 2~3개월 전부터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7월 출국자수는 238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4.5% 늘어났지만 입국자수가 100만9000명으로 40.8% 감소했다. 7월 출국자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7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는 28만1000명으로 전년동월(91만8000명)대비 69.3%나 급감했다. 6월(25만5000명)에 비해서는 소폭 늘어났다.
노 부장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수가 전월 대비로는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감소 추세는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7월 여행수입은 9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13억달러)에 비해 감소했고, 여행지급은 27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25억8000만달러)에 비해 증가했다. 이는 역대 2위 기록이다. 서비스수지는 악화됐지만 경상수지는 흑자를 지속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산한 7월 경상수지는 72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7월 경상흑자 규모는 지난 6월(70억1000만달러)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전년동월(84억1000만달러)에 비해서는 13.6% 감소한 것이다. 상품수지는 107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동월(106억7000만 달러)에 비해 흑자 폭이 소폭 확대됐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동월대비 증가했지만 수입 증가폭이 수출 증가폭보다 더 컸다. 수출은 472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1.4% 증가했고, 수입은 365억 달러로 15.2% 늘었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반도체가 81억1000만 달러로 60.9% 급증했고, 선박이 60억1000만 달러로 219% 증가했다.
반면 정보통신기기와 가전제품이 각각 16.4%, 19.2% 감소했다.
품목별 수입액(통관기준)을 보면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10.7%, 19.3%, 21.8% 증가했다. 7월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줄면서 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5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송금이나 기부금 등 대가없이 주고받은 거래의 차액을 나타내는 이전소득수지는 7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9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자산)가 7억4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부채)가 3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자산)가 68억6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부채)는 36억6000만달러 늘었다.
/민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