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6명의 군 장성으로부터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날 자신이 임명한 김 육군총장을 비롯해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박종진 육군 제1군사령관, 김운용 제3군사령관,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 등 6명의 군 수뇌부를 격려했다. 국방부에서는 송영무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이 참석했다. 전날 신임 합참의장으로 정경두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인사청문회가 안 끝나 이 의장이 현직으로 자리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조현옥 인사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장군 진급자들을 위해 삼정검(三精劍)에 수치(綬幟·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 직접 수여했다. 삼정검은 육·해·공 3군과 호국·통일·번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들 진급과 보직을 축하한다.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방에 헌신하는 분들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역시 강도 높은 국방개혁이라 생각한다. 조금 발전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국방개혁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역시 당면과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에 대해서 군사 대응 태세를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하고, 역시 자주국방으로 나아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위산업비리, 이제는 다시는 ‘방산비리’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방산비리 척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전제국 국방대학 안전보장대학원 초빙교수를 방위사업청장으로 임명하며 방산사업 신뢰 회복을 당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당부 사항으로 군장병 인권 수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공관병 갑질 사건을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거의 관행적으로 되어오다시피 하는 일인데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야 할 것 같다”면서 “다들 마음가짐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은 군장병 인권침해가 주로 선임병들에게서 있었던 일인데 이번에는 군 최고위급 장성과 가족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관행적 문화에 대해 일신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대통령 말씀처럼 새로운 안보상황과 새로운 위협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강도 높은 개혁을 말씀하셨다. 육군이 선도적으로 우리 군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처절하게 몸부림치듯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군장성 진급·보직자 가족들의 대(代)를 이은 군경력이 화제를 모았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부인은 간호장교 출신이고 딸은 이번 육군사관학교 1차 합격자로 면접과 체력검정 전형을 앞두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문 대통령이 합격을 기원하는 말을 해 참석자들이 웃었다. 이왕근 공군 참모총장의 경우 첫째 아들은 육사를 나와 대위로 중대장 근무를 하고 있고, 둘째 아들은 공군조종사다.
문 대통령은 “다들 군 가족들이시다”고 웃으면서 “군내에서 온 집안이 함께 정말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방에 헌신하는 분들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대장 7명에 대한 군 수뇌부 인사를 단행했다. 23년만에 공군 출신 합참의장을 지명함으로써 국방개혁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군은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2명이 비(非)육군 출신으로 육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3군 균형발전’ 개혁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