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13일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잠정 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2026, 2027년 완공 예정인 영덕 천지 1·2호기 공사가 최근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시 중단 결정이 유력시되는 신고리 5·6호기(각 1400㎿·메가와트)를 포함, 신한울 3·4호기(각 1400㎿), 천지 1·2호기(각 1500㎿) 등 총 6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 중단사태를 맞게 됐다. 사실상 신규 원전 건설은 올스톱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3일 오후로 예정된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 결정이 이사회 개최 저지를 공언한 한수원 노조와 일부 주민등의 반대로 미뤄지더라도 현정부에서 신규 원전 건설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천지 1·2호기의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중단했다. 환경영향평가 용역은 올해 9월까지 1년간 진행하기로 예정됐으나 지난 6월 일시 중단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 추진을 놓고 공론화를 진행하겠다고 하는 등 탈원전 정책이 진행되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용역을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한수원은 같은 이유로 신한울 3·4호기의 종합설계용역도 중단했다.
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1500㎿ 규모의 신규 원전 2기까지 포함하면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설비용량은 1만1600㎿로 늘어난다. 이는 2029년에 정부가 계획한 원전 발전량(3만8329㎿)의 30.2%에 달하는 수치다.
경북 영덕군에 들어설 천지 1·2호기는 2026년 12월과 2027년 12월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었다.
한수원이 환경영향평가를 중단하면서 용역에 투입된 29억3900만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이 백지화될 경우 부지 매입비용의 손실도 떠안아야 한다. 한수원은 480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과 8월 사이에 매입공고를 거쳐 전체 면적 대비 18%인 58만7295㎡를 사들였다.
천지 1·2호기의 건설 중단은 사실상 예견된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신규 원전 전면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 월성1호기 폐쇄 등 탈원전 공약을 내세웠다.
앞서 정부는 한수원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결정할 공론화 기간 중 공사를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이행조치를 신속하게 취해달라는 요청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야당과 에너지 학계를 중심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초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5년 단임정권이 국가정책을 단절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를 배제하고 전문 지식이 없는 배심원단이 3개월간의 공론과정을 통해 원전의 운명을 결정짓겠다는 것은 선후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경주 한수원 본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다. 위법 논란과 노조 및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한수원 이사회는 공사 일시 중단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는 이관섭 사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6명과 비상임이사 7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과반수인 7명이 찬성하면 안건이 의결된다.
/황일섭 기자